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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된 사랑] ② 아시아에 '동성결혼' 합법 국가 없는 이유는

최종수정 2013.10.04 13:29 기사입력 2013.09.3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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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 리포트] 1. 금지된 사랑 - 동성결혼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얼마 전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한 레즈비언 커플의 결혼식에 공식 증인으로 나서 화제가 됐다. 두 사람의 오랜 친구로 알려진 부시 전 대통령은 혼인신고서에 증인 자격으로 직접 서명하고, 결혼식에도 참석해 진심어린 축하를 전했다. 반면 그의 아들 부시 전 대통령은 2004년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개헌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의 첫째 딸 리즈 체니는 최근 공화당 후보 경선에 나와 동성결혼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 커밍아웃까지 한 동성애자인 리즈의 동생 메리 체니는 "언니의 생각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며 발끈해 두 자매가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미국 정치인들의 일가에서도 찬반양론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사안이 바로 동성결혼이다.
[금지된 사랑] ② 아시아에 '동성결혼' 합법 국가 없는 이유는

동성결혼의 법적 허용·금지 여부는 대부분 나라마다 뚜렷하게 나뉜다. 네덜란드, 캐나다, 브라질 등 유럽과 중남미 15개 나라는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허용하는 반면, 대부분의 아프리카 및 중동 국가는 종교와 관습에 따라 동성애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예멘, 이란, 수단 등에서 동성애는 최대 '사형'에 처하는 중범죄로 취급되기 때문에 이들 국가에선 사실상 동성결혼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 국가에서는 동성결혼에 대한 법적 규정이 없어 합법도 아니고, 불법도 아닌 상태다. 이러한 법의 공백 때문에 최근 몇 년간 아시아 국가들에서 동성결혼의 법제화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동성결혼 법제화를 위한 시도는 그동안 아시아 국가들에서도 꾸준히 있어 왔다. 대만 국회는 2003년에 이어 올해 또다시 동성결혼 허용 법안 제정이 시도되고 있으며, 태국은 동성커플에게 부부와 동등한 법적 혜택을 제공하는 시민결합(civil union)제도의 입법화를 추진 중이다. 또한 베트남 법무부는 동성결혼을 금지한 현행 법률 조항을 폐기하는 혼인가족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합법화를 추진 중이다. 인도는 2009년 동성애가 불법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리며 동성결혼 합법화에 한발 다가갔다. 이들에 비하면 동성애 자체가 금기시 되었던 우리나라는 최근 김조광수 커플의 결혼이 동성결혼을 공론의 장으로 이끌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곽이경 동성애자인권연대 운영위원장은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허용한 국가들은 이전부터 상당히 긴 기간동안 성 소수자 권리 보장을 요구하는 운동이 진행돼 왔다"며 "반면 한국은 뿌리깊은 가부장 문화와 성차별이 당연시 여겨진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었기 때문에 성 소수자들의 평등권도 보장받기 어려웠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외의 사례들로부터 성 소수자의 기본적인 자유권과 평등권이 시민권의 일부로 보장되고 가족을 꾸리고 아이까지 기르는 모습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수용적으로 변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덧붙였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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