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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는 어떻게 경제 회복에 성공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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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2008년 미국발 세계 경제위기로 큰 타격을 입은 나라 가운데 하나가 아이슬란드다. 금융업으로 성공한 아이슬란드에 세계 금융위기의 직격탄이 날아든 것이다. 인구 32만의 작은 나라 아이슬란드는 850억달러 규모의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하고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까지 받았다.

그러나 한때 9.2%를 넘나들던 아이슬란드의 실업률은 지난해 12월 현재 5.2%로 떨어졌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5.9%로 미국이나 유럽연합(EU)보다 높다. 아이슬란드는 어떻게 경제회복에 성공한 걸까.
파국의 원흉은 아이슬란드를 국민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세계 5위로 만든 금융산업이다. 아이슬란드에서는 '대마불사(大馬不死ㆍ몸집이 너무 커 결코 망하지 않는다는 뜻)'가 통하지 않았다. 경제위기 직후 아이슬란드 국민은 시위에 나서 중도우파 정부를 무너뜨렸다.

아이슬란드는 대마인 은행을 살리는 대신 은행에 빚진 국민들 빚을 탕감해주기로 결정했다. 대규모 가계부채 탕감으로 국민 부담은 크게 줄었다. 은행 관계자들은 금융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아이슬란드는 이후 세제개혁, 긴축정책에 돌입했다.

올라푸르 라그나르 그림손 아이슬란드 대통령은 은행 파산 정책과 관련해 "오늘날 경제에서 은행들이 왜 성스러운 교회 같은 대접을 받아야 하느냐"며 "경영이 잘못되면 파산하는 게 기업인데 은행만 예외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은행 구제론대로라면 은행에 수익이 생기면 은행의 것으로 돌아가지만 잘못될 경우 국민이 짐을 짊어져야 한다"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림손 대통령은 "지난 30년 동안 세계 경제계에서 통용돼온 대마불사 원칙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야말로 현명한 선택이었다"며 "아이슬란드는 자본을 통제하고 은행을 파산시키고 빈민을 지원한 데 반해 긴축정책은 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오늘날 아이슬란드는 금융업 대신 수산업, 관광업, 녹색에너지 산업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고 아이슬란드의 미래가 온통 장밋빛으로 가득하다는 말은 아니다. 4년에 걸친 아이슬란드의 경제회복 과정은 국민에게 많은 상처를 남겼다. 현지의 한 기업인은 이달 초순 파이낸셜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회사가 빠르게 성장했지만 경제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에 불과하다"며 "아이슬란드의 급성장은 화폐가치가 크게 평가절하 되면서 농업ㆍ수산업에 혜택이 돌아간 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위기 이후 해외 투자가 너무 적은데다 세금은 높아 기업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상당수 아이슬란드인은 노르웨이로 이민을 떠났다. 남은 이들은 살기 위해 일을 2~3개나 하고 있다. 그러나 세금이 크게 늘어 삶은 팍팍하다.

아이슬란드 국민은 높은 삶의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주간 60~70시간 일한다. 유럽 기준으로 보면 매우 긴 시간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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