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취임 25주년 맞아 준비한 행사 취소, 블로그 통해 25년 경영활동만 조명
경기침체속 삼성그룹만 잔치를 벌인다는 사회적 시각과 대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정치권의 기류를 살피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당초 삼성그룹은 취임 25주년 기념 책자 발간 등 이 회장의 공적을 기리는 각종 행사는 모두 취소해도 임직원들에게 실질적 혜택이 주어지는 징계기록 삭제는 추진할 계획이었다.
이미 1993년, 1996년, 2008년 등 세차례에 걸쳐 임직원들의 징계기록을 삭제해 통상적인 일이었고 최근 준법경영을 강화하면서 다소 억울한 징계사례들이 많아 이번 징계기록 삭제를 기다리는 임직원들도 많다는 게 회사 안팎의 시각이다.
삼성그룹이 징계기록 삭제까지 백지화 한 까닭은 내부 의도와 다르게 '사면'으로 여겨지며 눈총을 샀기 때문이다. 삼성만 잔치를 치른다는 사회적 시각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대선 정국은 더욱 부담스럽다. 후보들이 경제민주화 등의 경제개혁안을 내 놓으면서 삼성을 직접 지목하는 사례가 많아 굳이 눈에 띄는 행동을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다만, 삼성그룹은 이 회장의 25년 경영 활동을 정리해 블로그에 10회 연재할 계획이다.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에게 경영권을 실질적으로 물려받은 20일부터 매일 1회씩 연재해 이 회장의 경영성과를 재조명하고 삼성그룹 임직원들의 결속 강화에 나선 것이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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