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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다방에서 '코피스族'이 사라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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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직장인 강규연(31)씨는 종종 커피전문점에서 노트북으로 업무를 본다. 한 잔에 4000~5000원 하는 비싼 커피값에는 이러한 '자릿세'가 포함됐다는 생각에 어느 정도 이해를 했다. 그러나 커피빈을 이용할 때는 좀 다르다. 커피빈 매장에는 콘센트가 없기 때문. 그럼에도 커피는 아메리카노 한 잔에 4300원으로 커피전문점 중 가장 비싸다. 강씨는 "다른 커피숍에는 다 있는데 왜 커피빈에만 콘센트가 없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강씨처럼 커피숍에서 업무를 보는 '코피스족'(커피와 오피스의 합성어)을 위해 대형 커피전문점 뿐 아니라 소규모 영세 커피점까지 매장에 콘센트를 갖춰놓았지만 유독 커피빈에만 없다. 커피빈은 안전상의 이유로 설치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커피가격 논란이 일 때마다 '자릿세'가 포함된 것이라고 항변해오던 것을 상기하면 소비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페베네는 전국 810여개 매장 중 특수매장을 제외한 모든 지점에 콘센트를 구비했고, 엔제리너스커피는 650여개 전매장에 콘센트를 마련해두고 있다.

스타벅스는 1999년 이대에 1호점을 낼 때부터 매장 내 콘센트를 설치하고 있다. 커피전문점은 단순히 음료만이 아니라 '공간'으로서의 기능도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두 테이블 당 1개씩 콘센트를 만들었다. 노트북과 스마트기기 사용객들의 편의를 위해서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집과 사무실을 떠난 제3의 공간을 추구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커피점이 모임이나 스터디 장소로도 많이 활용되기 때문에 매장마다 커다란 원목 다회용 테이블을 뒀으며 콘센트는 물론 와이파이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카페베네는 매장 인테리어를 할 때부터 콘센트 자리를 확보해둔다. 최근에는 KT와 계약을 맺고 올레 와이파이 전용선을 깔아 무료로 인터넷을 사용하도록 했다. 노트북 이용 고객들은 커피만 마시고 나가는 고객들보다 매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고 그만큼 매장 회전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부담감도 있다. 그러나 고객이 지불하는 커피값 3800원(아메리카노)에는 공간차지 비용도 포함됐기 때문에 이런 서비스는 당연하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휴게소 등 특수상권의 테이크아웃 매장에서는 커피값이 일반 매장보대 300~500원가량 더 낮다. '자리값'이 빠진 셈이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노트북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평균 10~15% 수준이고, 지난 여름에는 폭염 때문에 매장에서 노트북으로 영화보고 과제하는 고객들이 더 늘어나 20%가량 됐다"면서 "이같은 코피스들이 늘면서 카페베네 매장 80% 가량은 멤버십회원을 대상으로 노트북 대여 서비스도 한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커피빈은 매장 내 콘센트를 구비한 곳이 거의 없다. 지난 2002년께 어린아이가 콘센트에 포크를 집어넣어 사고가 날 뻔한 적이 있었던 이후로 전 매장에서 콘센트를 치웠다. 현재 일부 대학가 근처에만 몇 군데 있다.

커피빈 매장 직원은 "물이 들어가거나 이물질이 들어갈 수 있어서 현재까지도 안전상의 이유로 콘센트를 마련해놓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커피업계 관계자들은 콘센트에 덮개를 설치하면 될 일이며, 매장 직원들이 관리하기 나름이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콘센트 유무는 단순히 매장에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아니다"며 "매장에서 머무르는 고객의 상당수가 핸드폰이나 노트북을 이용한다는 점을 상기하면 이는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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