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씨처럼 커피숍에서 업무를 보는 '코피스족'(커피와 오피스의 합성어)을 위해 대형 커피전문점 뿐 아니라 소규모 영세 커피점까지 매장에 콘센트를 갖춰놓았지만 유독 커피빈에만 없다. 커피빈은 안전상의 이유로 설치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커피가격 논란이 일 때마다 '자릿세'가 포함된 것이라고 항변해오던 것을 상기하면 소비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스타벅스는 1999년 이대에 1호점을 낼 때부터 매장 내 콘센트를 설치하고 있다. 커피전문점은 단순히 음료만이 아니라 '공간'으로서의 기능도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두 테이블 당 1개씩 콘센트를 만들었다. 노트북과 스마트기기 사용객들의 편의를 위해서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집과 사무실을 떠난 제3의 공간을 추구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커피점이 모임이나 스터디 장소로도 많이 활용되기 때문에 매장마다 커다란 원목 다회용 테이블을 뒀으며 콘센트는 물론 와이파이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노트북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평균 10~15% 수준이고, 지난 여름에는 폭염 때문에 매장에서 노트북으로 영화보고 과제하는 고객들이 더 늘어나 20%가량 됐다"면서 "이같은 코피스들이 늘면서 카페베네 매장 80% 가량은 멤버십회원을 대상으로 노트북 대여 서비스도 한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커피빈은 매장 내 콘센트를 구비한 곳이 거의 없다. 지난 2002년께 어린아이가 콘센트에 포크를 집어넣어 사고가 날 뻔한 적이 있었던 이후로 전 매장에서 콘센트를 치웠다. 현재 일부 대학가 근처에만 몇 군데 있다.
커피빈 매장 직원은 "물이 들어가거나 이물질이 들어갈 수 있어서 현재까지도 안전상의 이유로 콘센트를 마련해놓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커피업계 관계자들은 콘센트에 덮개를 설치하면 될 일이며, 매장 직원들이 관리하기 나름이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콘센트 유무는 단순히 매장에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아니다"며 "매장에서 머무르는 고객의 상당수가 핸드폰이나 노트북을 이용한다는 점을 상기하면 이는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