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세상에나, 기관총을 든 목사라니. '머신건 프리처 Machinegun Preacher'(24일 개봉)는 서로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의 조합이다. 그러나 세상이 항상 이성적으로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눈만 뜨면 세상은 끔찍하기 짝없는 무자비한 소식들로 넘쳐난다.
'머신건 프리처' 속 샘 칠더스(제라드 버틀러 분)의 세상도 그랬다. 당초 샘은 강도질과 마약 장사로 점철된, 출구가 꽉 막힌 삶을 살던 구제불능이었다. 이런 그가 종교를 가지며 새 사람이 된다. 우연히 찾은 아프리카 수단에서 칠더스는 충격적인 사실과 직면한다. 그곳 아이들이 무장 세력에 의해 살해당하고 성의 노예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그의 선택은 함무라비 법전의 그 유명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 목회자의 신분으로 그는 기관총을 들고 수단 반군 세력에 맞선다.
지나치게 뚜렷한 목적 탓일까? 강렬한 메시지와는 달리 영화 만듦새는 '지극히' 평범하다. 구성은 단순하고 내러티브 전개도 따분하다. '툭' 끝나는 엔딩은 뜬금없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이를 만회하는 것은 단연 제라드 버틀러의 탁월한 연기다. '300'의 '복근(腹筋)'남 이미지를 완전히 벗은 버틀러는 그의 태생이 셰익스피어 연극 무대임을 입증한다. 아이들을 구원하기 위해 든 총으로 세뇌 당한 소년 병을 죽이고만 칠더스의 망연자실한 표정은 영화의 '결정적 순간'이다. 배우가 영화를 살렸다.
태상준 기자 birdc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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