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11시 MBC노조는 106일째 파업을 진행하며,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재철 사장이 무용가 J씨에게 지난 7년간 공연일감 밀어주기 등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MBC노조가 김재철 사장이 무용가 J모 씨의 기획사에 공연 일감을 몰아주고, 제작비를 부풀리는 등 MBC를 사금고처럼 여겨 돈을 빼내고 특수관계인에게 특혜를 줬다며 업무상 배임죄로 고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MBC노조는 14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31번지 MBC사옥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정영하 MBC노조위원장은 "이번에 폭로하는 내용은 현재 MBC노조원들이 취재하는 내용의 10분의 1정도만 제기된 상항"이라면서 "우리 모두의 봄을 위해서는 김재철 사장, 당신이 나가야한다. 당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낱낱이 밝히겠다"고 발언했다.
이어 이용마 MBC노조 홍보국장은 "김재철 사장이 지난 2005년 울산MBC에서 2008년 청주MBC로 옮길 때까지와 그 이후 J씨와 관련 기획사에 제공한 특혜는 21억원에 상당한다"면서 "그동안 J씨가 출연한 공연은 27건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앞으로 추적하면 무차별 특혜의혹 사례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국장은 최근 김재철 사장이 특혜를 준 것으로 알려진 뮤지컬 이육사 공연단도 J씨와 연관된 것임을 언급했다. 더욱이 J씨 기획사는 공연당 수천만~수억원 상당의 공연제작비를 MBC로 부터 받아왔고, 이육사 기획사 역시 사업자등록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계약이 체결됐고, 12억원에 상당한 제작비가 J씨 기획사로 흘러들어갔다.
이 국장은 "뮤지컬 업계에 알아보면, 아무리 유명한 배우라 하더라도 한 회 출연료가 100만원이 안되는데, 이육사에 출연한 배우들은 J씨가 캐스팅해서 뽑은 무명 배우들이지만, 수배로 출연료가 부풀려져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MBC노조는 김 사장이 J씨에 특혜를 준 까닭이 서로 내연의 관계이기 때문이라는 점을 정황을 제시하며 강조했다.
노조가 확보한 취재내용에는 서울 종로구에 사는 J씨 집 주변의 식당이나, 가게에 김 사장의 법인카드가 쓰인 흔적들이 포착됐다. 특히 J씨 집 반경 3km내에 주로 심야시간과 주말동안 2500만원 정도가 결제된 것으로 확인됐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에 따르면 김 사장은 J씨 공연 기획단에 이어 J씨 친오빠에게 'MBC동북3성 대표'라는 직함을 만들어 주고, 일자리 알선과 장비지급 등 특혜를 준 바 있다.
노조는 "비리와 제보들이 상당수 들어왔고, 취재가 계속 진행 중이다"라면서 "김 사장은 다음 주 초까지 거취를 명확히 하라. 그렇지 않으면 또 다른 비리들을 계속 폭로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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