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이게 아파트지 '피사의 사탑'입니까?"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인천 남구 숭의동 소재 W아파트 지반 침하로 기울어져...주민들 불안 호소에도 책임지겠다는 곳 없어

2003년 완공된 후 점점 기울어져 입주민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는 인천 남구 숭의동 소재 W아파트.

2003년 완공된 후 점점 기울어져 입주민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는 인천 남구 숭의동 소재 W아파트.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두부 위에 지어 진 아파트에서 위험한 줄도 모르고 10년이나 속아 살았다. "

인천 남구 숭의동 309-23 소재 W아파트에 사는 주민 김모(52)씨의 호소다. 지은 지 10년도 안 된 아파트가 지반 침하로 점점 기울더니 이젠 외부에서 보기에도 확연히 눈에 띌 정도로 기울기가 심해져 언제 건물이 무너질 지 모르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는 것이다.
23일 인천 남구청 등에 따르면 매립지였던 남구 숭의동 309 일대에서 건물이 지반 침하로 기울어지는 현상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W 아파트의 경우 지난 2003년 Y종합건설이 시공하고 S건축이 감리를 맡아 준공검사를 받았지만 이후 차츰 기울기 시작해 현재 10cm 가량의 지반 침하로 건물이 후방쪽으로 3도 가량 기울어진 상태다.

이 아파트에 사는 18가구의 입주민들은 최근 들어 아파트 계단마다 균열이 생기고 집 안의 문틀이 틀어지는가 하면 새벽에 금가는 소리가 들리는 등 기울기가 더 심해지고 있다며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김씨는 "그동안은 심하지 않아 몰랐는데, 최근 지반 침하가 더 심해지면서 알게 됐다"며 "찾아 오는 이들마다 기울기로 인해 어지러움증을 호소한다. 이사를 가고 싶어 인근 부동산에 집을 내놔도 소문이 나 팔리지 않는다"라고 탄식했다.
그러나 직접 책임이 있는 시공업체는 이미 준공 직후 부도가 나 없어졌다. 감리를 맡았던 S건축 측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남구청에 따르면 S건축 측은 "준공 이후 건물의 기울기가 발생했으므로 건축법상 관리 주체인 주민들의 책임"이라는 입장이다. 또 "자비를 들여 두 차례 안전 진단을 했지만 주거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며 보강 공사 비용 부담에 부정적이다.

주민들은 관할 남구청까지 책임을 묻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 씨는 "조사 결과 건축 당시 지질 조사 한 번 없었고 파일도 박지 않았으며, 감리업체가 현장에 한 번도 나와 보지 않고 감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안전 조사도 입주민들 입회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돼 믿을 수 없다. 자체 조사 결과 준공 직후부터 기울어짐이 시작됐는데도 엉터리 준공 허가가 난 만큼 구청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구청 관계자는 "양 측의 시각차가 뚜렷해 일단 구청의 건축물 안전 자문단을 통해 건물 안전 진단을 실시한 결과 당장 위험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나왔다"며 "주민들의 불안과 재산상 피해를 감안해 중재에 나서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남구 숭의동 309 일대에는 지난해에도 완공 단계인 9층 신축 빌라가 기울어진 것이 발견돼 시공업체가 부랴부랴 보강 공사를 벌이는 등 지반 침하로 인한 건물 기울어짐 현상이 잦다. 남구청 측은 매립지였던 이곳의 지반이 약하다는 조사 결과에 따라 얼마전부터 반경 200m 지역의 건축 허가시 지질 조사 보고서 첨부를 요구하는 등 건물 신축을 제한하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바보들과 뉴진스' 라임 맞춘 힙합 티셔츠 등장 어른들 싸움에도 대박 터진 뉴진스…신곡 '버블검' 500만뷰 돌파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국내이슈

  • 머스크 베이징 찾자마자…테슬라, 中데이터 안전검사 통과 [포토]美 브레이킹 배틀에 등장한 '삼성 갤럭시' "딸 사랑했다"…14년간 이어진 부친과의 법정분쟁 드디어 끝낸 브리트니

    #해외이슈

  • 이재용 회장, 獨 자이스와 '기술 동맹' 논의 고개 숙인 황선홍의 작심발언 "지금의 시스템이면 격차 더 벌어질 것" [포토] '벌써 여름?'

    #포토PICK

  • 기아 EV9, 세계 3대 디자인상 '레드닷 어워드' 최우수상 1억 넘는 日도요타와 함께 등장한 김정은…"대북 제재 우회" 지적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