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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은 'SPA 대국'의 해

최종수정 2012.02.16 11:36 기사입력 2012.02.1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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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정선 기자]

- 지난해 LG패션 제덴, 2월 말에 제일모직 에잇세컨즈 론칭
- SPA 시장, 올해 1조4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


국내 SPA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일찌감치 하이앤드 브랜드와 SPA의 양분화를 예고한 바 있다. 소비 형태에 따른 패션 시장 양분화가 도드라지게 눈에 띄기 시작한 지난해, 유니클로(Uniqlo)의 승승장구가 눈에 띄었다. 순식간에 전국적으로 점포망을 확대한 유니클로는 플래그십스토어인 명동중앙점을 내면서 그 위세를 증명해 보였던 한해다. 자라(Zara)와 H&M 역시 적은 점포수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시장세를 이어 갔다. 비단 수입 브랜드만이 아니다. 국내에서도 SPA에 대한 시장 가능성을 예견했던 바, 연말에는 LG패션이 제덴(ZEDEN)을 론칭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에 질세라 제일모직이 에잇세컨즈(8seconds)를 선보이기 직전이다. 미국 홀리스터(Hollister Co.)의 수입이 예정되어 있는 올해, 국내 대기업이 가세한 경쟁 구도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과 제품, 마케팅 전쟁에 달아 오른 SPA 브랜드들은 각기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 2월에 리뉴얼 오픈한 베이직하우스 명동점

▲ 2월에 리뉴얼 오픈한 베이직하우스 명동점



>>달아오른 국내 중저가 시장
중저가 SPA 브랜드들의 인지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시간으로만 따져 봐도 자라가 입점한 것이 벌써 2008년이니 SPA 브랜드에 대한 학습이 충분하고도 남을 시점이다. 또 지금처럼 브랜드 선택의 폭이 넓어진 때라면 저렴하고도 질 좋은 옷 혹은 저렴하게 트렌드를 좇을 수 있는 스타일 등으로 각자의 카테고리가 형성되기 마련이다. 증가하는 매출 추이를 보면 긍정적인 판단이 선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합리적이라는 판단일 것이다.
유니클로의 경우 영유아 라인이 추가되어 패밀리룩을 가능케 했다. 이는 20~30대를 기점으로 표방하던 타깃이 본격적으로 50대를 넘나들며 확장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트렌드에 관계없이 베이식 아이템을 갖추고 있어 타 브랜드와 믹스 앤 매치할 수 있는 장점 또한 세대를 불문하는 데 기여한다. 유니클로처럼 베이식한 아이템을 보여주면서 저렴한 가격대에 소위 ‘싸구려’가 아닌 ‘입어봄직한’ ‘합리적인’ 이미지는 국내 여느 SPA 브랜드에도 표본이 되고 있다.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성장하는 SPA 시장에서 국내 브랜드는 해외 SPA 브랜드에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올 한해도 지속적인 경제 불황으로 인해 SPA브랜드 강세가 여전할 것으로 보이는 와중, 국내 패션계에서 분류되는 기존 SPA브랜드와 상반기에 등장할 다양한 50개의 패션브랜드, 글로벌 브랜드의 등장은 브랜드 ‘격돌’로까지 묘사되고 있다.

최근 브랜드를 SPA로 조정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메이폴(Maypole)은 30~50%의 가격 인하를 단행하며 SPA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톰보이(TOMBOY)나 예츠(Yetts) 등 여성 캐주얼 의류 브랜드들도 가격 합리화 추세에 동참하고 있다. 이렇게 가격 정책을 재수립해 SPA 브랜드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움직임은 국내 SPA 시장 골격이 다시 재정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될 법한 시장, 당연한 시장 재정비다. 이러한 움직임은 전문가들로부터 SPA 시장이 올해 1조4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게 하고 있다.

▲ 아시아 최대 규모의 유니클로 플래그십스토어 명동중앙점

▲ 아시아 최대 규모의 유니클로 플래그십스토어 명동중앙점



>>해외 SPA 브랜드가 그리는 2012년 그림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해외 브랜드로 자라, H&M, 유니클로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유니클로는 지난해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이루었다. 2011년 8월에 결산한 바로는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연매출 3600억원을 달성했다고 전한다. 올 한해 달아오른 국내 SPA 시장에서 유니클로는 어떠한 채비를 하고 있을까. “질문을 많이 받고 있다. 그러나 유니클로는 사실 국내 SPA 브랜드 시장 변화를 크게 인식하거나 전략을 따로 두고 있지 않다. 그저 하던 대로 유니클로 브랜드 목표를 충실히 이행해가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한국 시장에 친근해지려는 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한국 사회와 상생한다는 느낌을 주고 싶다.”고 이나래 유니클로 마케팅팀 주임은 전한다.

유니클로는 그간 사회 공헌, SNS나 장애인 채용에 대한 문제에서 늘 진취적인 입장을 취해 왔다. 적어도 올해는 국내에 보다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오기 위해 앞으로도 사회 공헌 이슈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더불어 5월, 최초의 로드사이드 매장(교외 매장)을 용인에 오픈하려는 계획이 있다. 규모는 일반 매장 규모다. 아직은 1개 매장이 예정이지만 유니클로가 장기적으로 그려 온 로드사이드 매장 진입을 본격화하는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 3월에 소개될 H&M과 마르니와의 콜레보레이션

▲ 3월에 소개될 H&M과 마르니와의 콜레보레이션



H&M은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계약이 확정된 매장으로는 여의도 IFC몰,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가 있다.”고 오픈 예정인 매장 소식을 전해오는 정도다. 이미 공시된 내용이지만 마르니와의 콜레보레이션(Marni at H&M)을 3월 8일에 선보이는 것으로 예정하고 있다.

자라는 2011년의 매출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단, 앞서 2010년에 18.7조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이러한 매출 기록은 전년 대비 13%의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확실한 건 자라가 속해 있는 인디텍스(INDITEX)의 순매출 대부분을 자라가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라는 국내에 진입한 이래 단계적으로 마시모 듀티(Massimo Dutti)와 버쉬카(Bershka) 폴앤베어(Pull&Bear) 등을 추가로 선보이며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르고 있다. 올해는 자라 홈(Zara Home)과 언더웨어 브랜드 오이쇼(Oysho)를 진출시킬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내 SPA 브랜드의 지형 변화
국내 SPA브랜드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보통 제품의 생산·판매 물량을 늘리되 가격을 내려 경쟁력을 내세우는 게 대부분이다. 한국형 SPA 브랜드라고 하면 지난 2006년 론칭한 현우인터내셔날의 르샵(leshop)을 언급해야 한다. 르샵은 국내에 수입된 해외 SPA브랜드 못지않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브랜드다. 르샵 외에 국내 SPA 브랜드로 이어져 온 브랜드로는 베이직하우스(The Basic House), 스파오(SPAO), 메이폴 등이 있겠다.

올해 국내 최대 의류수출 기업인 세아상역은 자체 브랜드로 출사표를 던졌다. 그간 세아상역은 미국 브랜드 갭(Gap), 올드 네이비(Old Navy), 아디다스(Adidas), 아메리칸 이글(American Eagle), 자라(Zara)와 H&M 등의 브랜드에 제품을 공급해 온 저력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 메이폴을 ‘스마트 프라이스(Smart Price)' 정책을 내세워 가격을 인하한 뒤 국내에 진입한 해외 SPA 브랜드에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 그룹 샤이니와 촬영한 메이폴 2012 봄 화보

▲ 그룹 샤이니와 촬영한 메이폴 2012 봄 화보



“메이폴이 추구하는 방향은 '저렴해서 좋은 옷'보다 '디자인이 멋지고 좋은 옷인데 가격까지 저렴한 옷'이다. 이를 위해, 올 한해는 브랜드의 본질적 가치인 '상품‘과 '브랜딩'의 밸런스를 맞춰나가는 데 총력을 다 할 것이다. 세아상역의 글로벌 R&D 팀과 생산 인프라가 전면 지원해 디자인, 납기, 가격, 품질 등의 경쟁력을 갖추고, 저렴한 옷보다 좋은 옷, 좋은 브랜드라는 인식을 다질 것이다”라는 게 서범주 세아상역 홍보팀 과장의 말이다.

베이직하우스는 지난 10일 명동 매장을 리뉴얼 오픈했다. 동시에 여타 국내 SPA 브랜드보다 친환경적인 요소를 강조하는 브랜드로 인식을 강화하며 진정성을 내세우려는 참이다. “한국 최초의 SPA 브랜드라는 자긍심을 갖고 적극적인 해외 시장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점차 캐주얼 부분 선두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혀 갈 것”이라는 게 베이직하우스 브랜드 담당자의 말이다.

그 외 이랜드에서 운영하고 있는 스파오는 한국인의 체형에 맞춘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고 있다. 올해는 유통망을 32개로 늘려 1000억원대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제일모직과 LG패션의 시장 진출
▲ 오는 23일 가로수길 1호점 오픈 예정인 에잇세컨즈

▲ 오는 23일 가로수길 1호점 오픈 예정인 에잇세컨즈


지난 해 9월 론칭한 제덴(Zeden)은 LG패션 계열사인 ㈜LF네트웍스에서 론칭한 브랜드다. 이탈리안 감성의 컨템포러리 캐주얼 브랜드를 표방하며 30~40대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론칭 후 2개월만인 작년 11월에는 양재 하이브랜드에서 한 달 매출 1억원을 돌파하며 좋은 출발을 보여주기도 했다. 집계하면 지난해 약 40억원의 영업 실적을 달성했고 올해는 500% 신장한 2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론칭 후 매출에 있어서 안정권을 확보한 제덴은 올해 본격적으로 유통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1월 말에 대전 핵심 상권을 공략했고 2월 말까지는 용인 죽전, 구미, 군산점 오픈을 마칠 예정이다. “전국 도심 대리점 유통망을 확보하고 가격은 보다 더 합리적으로 조절할 것이다. VIP 고객 관리에도 중점을 두는 것은 물론, 남녀 모두가 입는 브랜드라는 인식과 제품 간에 믹스 앤 매치할 수 있는 아이템을 갖출 수 있도록 할 것이다”라는 게 브랜드 관계자의 말이다.

한편 제일모직은 에잇세컨즈(8seconds)를 내놓았다. 블로그 페이스북 등으로 온라인 마케팅을 시작한 참이며 2월 말 가로수길과 명동 매장 오픈을 시작으로 조만간 신도림을 포함한 3개 매장을 더 구성할 것이라고 전한다. 지금까지 웹을 통해 공개된 내용으로는 20~30대를 타깃으로 한 SPA 브랜드로 남성, 여성, 액세서리와 라운지웨어, 언더웨어로 구성된 5개 라인을 선보일 예정이라는 내용이다. 에잇세컨즈 매장은 패션과 아트를 경험하게 하려는 컨셉트로 장르를 떠나 다양한 아티스트들과의 콜라보레이션 작업도 연중 지속할 것이라고 한다. 오는 23일, 이러한 컨셉트에 따라 1호점 가로수길 매장 오프닝에서는 아트 퍼포먼스를 볼 수 있을 것이고 4~5층에 마련된 갤러리에서는 신진부터 중견까지 다양한 장르 아티스트들의 전시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 LG패션 계열사인 ㈜LF네트웍스에서 론칭한 제덴

▲ LG패션 계열사인 ㈜LF네트웍스에서 론칭한 제덴



“지금 국내 SPA 시장이라면, 많은 브랜드가 시장 공략을 목표로 기존 브랜드를 SPA로 바꿔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 에잇세컨즈는 오랜 기간 준비해서 선보이는 글로벌 SPA 브랜드다. 제일모직이니 일단 원단은 보장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국내 패션 시장을 지키고 또 글로벌 트렌드 또한 훤히 꿰고 있는 만큼 성공적으로 해외에 진출하리라 기대한다”는 게 양희준 제일모직 홍보마케팅팀 과장의 말이다. 에잇세컨즈는 해외 활동에 발동을 걸며 중국 시장을 먼저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 SPA 브랜드가 유통망에 열세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 대기업이 출사표를 던졌다는 것은 지각 변동이 예상되는 일이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챙겨 입어도 10만원대인 가격 정책에 글로벌 트렌드를 훤히 꿰고 있는 제일모직의 진출은 기존 SPA 브랜드들이 대항마를 만난 셈이라고 해도 부인할 수 없는 사정이다. 본격 가시화된 SPA 시장이 흥미진진한 2012년. 연말이면 각종 결산을 통해 이들 SPA 고군분투가 드러나게 되겠지만 벌써부터 국내 패션 시장 판도가 궁금하다.

▲ 유니클로 명동중앙점

▲ 유니클로 명동중앙점



채정선 기자 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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