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추운 걸 그렇게도 싫어하셨는데, 하필 영하 10도의 엄동설한에 돌아가십니까.”
전날 원고지에 직접 펜으로 썼다는 조사를 양복 안주머니에서 꺼내 읽기 시작한 조 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울음을 터뜨리며 영결식장을 엄습한 분위기로 이끌었다.
조 씨는 “포스코가 없었다면 한국은 GDP 2만달러로 국가로 가지 못했을 것이다”라며 “‘경제의 아버지’라는 칭송으로 모자라다. 당신의 업적은 소설로 만들면 명작, 음악으로 작곡하면 명곡, 그림으로 그리면 명화가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 씨는 그러나 “간디가 죽고 난 뒤 인도인들은 간디가 걸어갔던 길을 걸으려 하지 않고 있다. 힘들고 외롭기 때문”이라며 “아마 한국인도 마하트마 박이 걸어온 길을 따라가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박 명예회장은 우리의 영원한 사표이자 보물이다”고 전했다.
떠나간 박 명예회장에 대한 아쉬움도 털어놨다. 조 씨는 눈물을 흘리며 “10~15년후 이 글을 쓸거라고 생각해왔지만 이렇게 황급하게 쓰도록 만들다니 낙담했다. 허탈함을 어찌해야 하느냐?”고 대답없는 고인에게 질문하고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원망한다”고 애정을 표했다.
그는 “당신이 가실 길에 5000만 국민이 꽃을 뿌려놨다”며 “꽃길을 밟고 편안히 가시길 하반다”고 작별을 고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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