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택시>, 여백 많은 토크쇼의 힘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택시> tvN 목 밤 12시
방영된 지 4년. 하지만 정통 토크쇼의 문법을 따르는 프로그램 중 <택시>만큼 독특한 포맷을 보여주는 쇼는 여전히 등장하지 않았다. MC의 질문과 게스트의 대답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특정한 주제의 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해 언제든지 상황을 변주할 수 있는 건 <택시>만의 강점이다. 어제 방송은 이런 장기가 빛난 한 회였다. 이영자와 공형진은 박재범으로부터 몸매 관리 비법이나 이상형 등 가벼운 이야기들을 먼저 끌어냈고, 그 후 택시에서 내려 떡볶이를 먹으며 2PM 탈퇴 및 국내에 복귀했을 때의 심경을 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다시 올라탄 택시 안, 운전석에 있던 공형진은 박재범의 옆자리로 옮기고, 어려운 이야기를 꺼내는 그와 눈을 맞추며 토크를 자연스럽게 이끌었다.

변주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사실은 <택시>가 아주 촘촘하게 짜인 토크쇼가 아님을 의미한다. 이영자와 공형진은 MBC <황금어장> ‘무릎 팍 도사’나 KBS <승승장구>처럼 게스트에 대해 미리 많은 정보를 꿰고 있을 필요가 없으며, 몇 가지 키워드와 큰 줄기만 가지고 자유롭게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 사실 박재범의 대답들은 가끔 구체적이라기보다 두루뭉술하거나 빤했지만, 대신 시청자들이 그의 이미지를 직접 그려볼 수 있는 여지는 더 커졌다. 예를 들어 “(2PM 멤버들과) 연락은 안 해요. 보고 싶긴 해요”라는 말보다 그 순간 짓는 표정이나, 이영자의 유치한 농담에도 꼬박꼬박 리액션을 취하는 모습에서 박재범이라는 사람을 읽게 되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택시>는 인물에 대한 해석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인터뷰가 아니라, 읽는 이로 하여금 각자 해석하게 하는 인터뷰에 가까워 보인다. 여백이 많은 토크가 항상 좋은 결과를 낳진 않는다. 하지만 어제만큼은 그 여백이 <택시>와 박재범을 종종 빛나게 만들었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해외이슈

  •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