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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수변공간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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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용 고려대 건축학 교수

김세용 고려대 건축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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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다시피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조그만 습지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야말로 오만 가지 생태계가 존재한다. 물은 문명의 근원이기도 하다.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도 물가였고, 오늘날에도 세계 각국의 주요 도시는 대개 큰물을 끼고 존재한다.

산업화와 도시화 이전 우리 도시의 수변 공간은 주운(舟運) 교통의 결절이었고, 각종 물자가 하역되고 거래되는 장터였으며, 물놀이가 행해지는 도시민의 여가공간이었다. 지난 40여년간의 산업화와 급격한 도시화는 우리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는데, 도시민의 일상생활을 물가에서 떼어 놓은 것도 그중 하나다.
지난 40여년간 '더 빨리' '더 크게'를 키워드로 도시화가 진행되는 동안 수변은 도시 내의 버려진 공간, 냄새나고 더러운 곳, 항상 홍수에 시달리므로 따로 관리돼야 할 장소로 자리매김하고 말았다. 수변 공간은 그동안 우리의 일상생활과는 단절된 도시 내 또 다른 경계부가 되고 말았다.

지난 1990년대 중반 이후 도시 생태계 복원에 대한 다양한 관심은 도시 하천의 수질 정화와 함께 수변 공간에 대한 새로운 활용을 시도하게 했다. 생태ㆍ문화적 가치가 높은 수변 공간에 대한 관심과 각종 구상은 쉽사리 실현되지는 못했지만 개중에는 도시민의 열렬한 관심과 함께 재탄생한 곳도 더러 있다.

2000년대 초 청계천 복원 후 3일 만에 100만명 이상의 인파가 그곳에 몰렸다는 보도는 그동안 우리 도시민들이 얼마나 스스로 만져볼 수 있는 물가에 목말랐는지를 보여준다. 이후 많은 지자체들이 각종 하천 복원과 친수형 공간 조성을 위해 많은 그리고 다양한 투자를 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들이 지자체 상황에 맞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선진국의 경우에도 1950~60년대 수변 공간은 버려진 곳이 많았으나 몇몇 도시는 이를 극복하려는 시도와 줄기찬 노력을 보여주었다. 뉴욕시 맨해튼의 멋진 주거단지로 조성된 배터리 파크 시티(Battery Park City), 시드니시의 버려진 항구에서 새로운 여가공간으로 태어난 달링 하버(Darling Harbor), 침체된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어준 볼티모어 하버(Baltimore Harbor) 등의 사례는 버려진 공간에서 도시의 새로운 중심으로 거듭 태어난 사례이다. 이러한 사례는 지혜로운 수변 공간의 개발이 도시에 얼마나 많은 문화적 활력과 재정적 이득을 줄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아직도 우리 도시의 수변 공간은 홍수 피해 우려와 수질 보전 등의 이유로 각종 규제를 받아 토지 활용이 극히 미흡하거나 음식점, 숙박업소 등이 무분별하게 들어선 난개발 양상을 보여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귀중한 자원을 아직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찬반 양론이 팽팽한 가운데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4대강 정책으로 인해 여러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4대강 정책과 상관없이 수변 공간은 우리의 귀중한 자산이다.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이제 우리 도시는 재생의 시점이다. 그동안 빠르게 개발하면서 놓쳤거나 무분별하게 만들었던 것을 정비하고 새로운 활력을 주는 것이 앞으로 우리 도시에서 할 일일 것이다. 우리 도시는 사회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고, 베이비붐 세대들이 은퇴하면서 다양한 여가 공간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소득이 늘면서 요트 등 수상 스포츠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그동안 버려진 채 방치되어 왔던 수변 공간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공간으로 다시 다가오고 있다. 각 지자체는 각자의 상황과 형편에 맞게 중지를 모아 수변 공간의 재생으로 활력을 찾아야 할 때다.

김세용 고려대 건축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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