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머지 주민은 뉴타운 개발이 시작될 때부터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순식간에 뒤바뀐 것은 개발이익을 얻으려는 외지인들과 서울시 전역에 전세난이 겹쳐진 탓입니다. 새 아파트가 대규모 공급돼 인근 지역보단 비교적 전세가 싸다는 소문이 나면서 여기저기서 전세 세입자들이 몰려듭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동네에 불꺼진 아파트가 있습니다. 바로 길음뉴타운 3ㆍ4ㆍ7ㆍ8ㆍ9단지의 임대아파트들입니다. 짧게는 12일, 길게는 930일이나 비어있습니다. 미입주 임대 아파트는 109가구에 이릅니다. 애초 입주 예정자가 입주를 포기한 곳이거나 재개발 지역 주민 이주용으로 비워둔 곳이란 게 SH공사 얘기입니다. 일부는 서울시에 용도전환 신청을 해 노인정 등으로 개조해 사용중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뉴타운 개발이 완료돼가는 시점에 1년 이상 비워진 집이 30채나 된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듭니다. 가뜩이나 길음뉴타운은 임대아파트 비율이 낮아 원주민의 재정착률이 낮다는 지적을 받았던 곳입니다.
불꺼진 임대아파트를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SH공사가 김인호 의원실에 제출한 공가 현황자료에 따르면 2011년 5월 기준 4847가구가 공가로 남아있습니다. 이 중 1년 이상 빈 집으로 남은 곳은 1546채에 이릅니다. 전셋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요즘 번듯한 아파트가 불꺼진 채 있다고 하니 무주택 서민들만 애가 탈 수 밖에 없습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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