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감사관실, 설문조사 결과 공무원 40%가 "부정 부패, 발각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다"
"요즘 공무원들은 접대 골프를 갈 때 절대 자기 차를 끌고 가는 등 신분을 노출시킬 소지를 남기지 않는다. 택시를 타고 가고, 예약도 남의 이름으로 한다. 혹시 금품을 주고 받더라도 대포폰을 이용해서 접촉해 현금으로 고속도로 같은 곳에서 아무도 모르게 받는다. 꼬투리를 잡힐 만한 짓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얼마 전부터 검찰이 수사에 들어간 모 호텔 매각 의혹을 봐라. 수백억원의 특혜가 오갔는데, 금품 로비가 없었겠냐? 그런데 누구도 아직까지 처벌받지 않았다. 그만큼 철저히 '연막'을 잘 친다는 얘기다."(인천시 공무원 B씨)
공직 사회의 어두운 뒷면에 대한 인천시 공무원들의 생생한 증언이다. 이처럼 정부ㆍ지자체의 공직 비리 근절 및 공무원들의 자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권과 맞물린 공직 사회의 부패가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인천은 전국에서 가장 개발 사업이 활발한 곳이어서 그만큼 공무원들의 이권개입·뇌물 수수·청탁 등 부정 부패도 날뛰고 있는 곳이다.
시 감사관실은 올 상반기에 공무원 4705명을 대상으로 청렴도에 대한 자체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결과 응답자중 40%인 1891명이 "부패 행위가 발각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답했다. 공직사회에서 여전히 뇌물 수수 등 부정 부패가 만연하고 있다는 점을 공무원들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27명의 공무원이 지난 1년간 업무와 관련해 실제 금품ㆍ향응을 주고 받은 사실이 있다고 응답한 것도 주목된다.
또 26명의 공무원이 지난 1년간 예산(여비, 업무추진비, 경상비) 등을 사적 또는 목적 외로 사용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밖에 135명의 공무원이 "업무와 관련해 지인으로부터 부탁을 받고 남에게 일 처리를 잘 해 달라고 청탁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해 업무와 관련한 청탁도 만연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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