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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닿은 다리 '이순신대교'를 가다

최종수정 2010.10.11 06:50 기사입력 2010.10.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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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세계 최고' 높이 270m 주탑에 올라서니

하늘에 닿은 다리 '이순신대교'를 가다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다리가 하늘에 닿았다.

바다 위 270m. 인간이 콘크리트로 세운 건출물 중 최고(高) 높이였다.

지난 8일 비오는 저녁 오른 이순신대교 주탑은 장관을 연출했다.

움직이는 산처럼 보이던 컨테이너선도 껌종이 조각배로 변했다. 북쪽에는 붉은 심장을 드러낸 광양제철소가 숨쉬고 있었다. 반대편에는 점점이 하얀 조명을 밝힌 여수산업단지가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두 곳을 차로 연결하면 60km를 가야 했다. 1시간20분이 넘는 거리다. 하지만 이순신대교 두 개의 주탑에 도로가 걸리면 두 곳의 거리는 10km로 줄어든다. 1시간 가량이 앞당겨지는 셈이다.
하늘에 닿은 다리 '이순신대교'를 가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라남도는 이순신 대교를 포함한 '여수국가산단 진입도로' 건설 공사에 1조423억원을 쏟고 있다. 여수-묘도-광양(2260m)을 있는 총 4개 공구로 발주된 공사 중 1공구는 사장교, 3공구는 현수교로 이뤄졌다. 묘도와 광양을 잇는 가장 긴 거리인 3공구가 바로 '이순신 대교'였다.

"총 길이(주경간장) 1545m다. 세계 4위, 국내 최장 다리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마지막 전투를 펼쳤던 바다를 빌렸다. 그의 얼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길이를 그의 탄생년에 맞췄다. 이처럼 긴 도로를 지탱하기 위해 주탑의 높이도 세계 최고 높이로 올렸다."
하늘에 닿은 다리 '이순신대교'를 가다

서영화 현장소장은 이순신대교를 이같이 소개했다. 현수교는 쉽게 말해 주탑 위에 케이블을 얹고, 이를 다시 밑에 깔린 도로에 연결해 하중을 지탱하는 교량이다. 이순신대교는 일본 아카시대교(1990m), 중국 시호우먼교(1650m), 덴마크 그레이트 벨트교(1624m)에 이은 세계에서 4번째로 긴 현수교라고 서 소장은 덧붙였다.

하늘에 닿은 다리 '이순신대교'를 가다
밑에서는 케이블 고정대인 앵커리지(Anchorage) 조성작업이 한창이었다. 묘도에서는 지하 33m에 있는 견고한 암반에 케이블을 연결하는 지중정착식 앵커리지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광양쪽에서는 해상 기반암에 원형콘크리트를 쏟아 부어 만드는 중력식 앵커리지 조성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앵커리지 작업이 마무리되면 케이블 연결작업이 시작된다. 케이블은 직경 5.23mm 초고강도 강선 1만2800개로 이뤄져 있이다. 피아노 줄 두께의 이 강선 1줄은 4톤의 하중을 견뎌낸다."

서소장은 이같은 케이블 연결작업이 마무리 되면 도로가 연결된다고 말했다. 도로는 지상에서 미리 제작한다. 대신 블록형으로 쪼개, 이를 케이블에 연결해 잇은 방식으로 작업이 이뤄진다. 도로는 총 왕복 4차선으로 만들어지며, 상행선과 하행선 사이에 바람구멍을 뚫어 90m/s의 바람에도 견딜 수 있게 제작됐다. 우리나라를 강타한 태풍 중 가장 강했던 매미(60/s)가 다시 와도 꿈쩍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최고, 최장, 최강의 3박자를 모두 갖춘 셈이다. 놀라운 것은 이 모든 작업이 우리나라의 힘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다. 대림산업 은 소록대교를 건설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이순신대교에 쏟아냈다. 소록대교를 건설한 기술진 그대로를 이 곳으로 투입했다. 이들은 기획에서 설계, 시공까지 모든 작업을 그들의 손으로 빚어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완료된 후가 문제였다. 이순신대교를 운영할 주체가 없었다. 전라남도가 국가 재정을 받아 건설하고 있으나, 유지·보수·관리를 감당하기는 힘든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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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탑에서 내려와 숙소로 향하는 밤 길, 이정표가 없는 도로가 이어졌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외지인이 많지 않다는 증거다"라며 "도로는 넓고 차량은 적은데다, 외지인이 찾아오는 경우가 적다"라고 말했다.

창 밖으로 멀지감치 우뚝 솟은 이순신대교 주탑이 보였다. 23개월뒤 이순신대교는 형형색색의 조명이 밤길을 밝히게 된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낳을 대동맥이 이어지는 셈이다. 이순신대교가 주인을 찾아, 두 도시를 '이정표가 필요한 도시'로 만들 수 있을지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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