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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브렉시트 후 첫 개각…보좌관 해임 요구에 재무장관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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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처음으로 13일(현지시간) 대규모 개각을 단행했다. 존슨 총리에 이어 영국 정부 '2인자'였던 사지드 자비드 재무부 장관은 자신의 보좌관들을 해고한 것에 불만을 표시하며 전격 사퇴했다.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이날 자비드 장관의 후임으로 리시 수낙 재무부 수석 부장관을 임명했다. 당초 유임이 예상됐던 자비드 장관이 사퇴하면서 수석부장관을 맡아온 수낙을 장관으로 올린 것이다.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 옆 11번지에 관저가 있는 재무부 장관은 영국 정부에서 총리 다음인 '2인자'로 여겨진다.

자비드 장관은 지난해 7월 존슨 총리가 취임할 당시 내무부 장관에서 재무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날도 유임을 제안받았지만 사의를 표명했다. 존슨 총리가 자비드 장관의 특별 보좌관들을 모두 해고하고 총리 특별 보좌관들로 채울 것을 지시한 것에 반발해서다.


자비드 장관은 "자존심이 있는 어떤 장관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존슨 총리는 재무부 장관 보좌진에 대한 인사를 요구한 것은 '하나의 팀'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자비드 장관은 이와 관련해 "(자신의 보좌관들이) 믿을 수 없이 열심히 일해왔다"며 이들을 교체하라는 지시를 받아들일 수 없고 사퇴 외에는 다른 옵션이 없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자비드 장관의 사퇴가 존슨 정부의 실세인 도미닉 커밍스 총리 수석보좌관과의 갈등이 수개월간 지속된 뒤 나온 것에 주목하고 있다. 커밍스 수석이 경제 및 재정정책에 대해 더 많은 권한을 원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자비드 장관이 밀려난 것이라는 해석이다. 자비드 장관은 이를 의식한 듯 사직서를 통해 존슨 총리에게 "내가 항상 추구해왔던 것처럼 명확하고 솔직하게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는 것이 정부의 효율성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면서 "재무부는 기관으로서 가능한 한 많은 신뢰도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다음 달 브렉시트 이후 첫 예산안 발표를 준비해왔던 자비드 장관은 업무를 마치지 못하고 직을 내려놓게 됐다. 자비드 장관의 후임으로 오게 된 39세의 수낙 수석 부장관은 옥스퍼드대를 졸업해 골드만삭스에서 일한 뒤 투자회사를 설립한 경험이 있으며 2018년 주택담당 부장관에 이어 재무부 수석부장관을 맡아왔다. 일각에서는 커밍스 보좌관이 재무부를 직접 컨트롤하기 위해 수낙 장관의 임명을 유도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소셜미디어상에서는 자비드 장관의 애칭인 '치노'를 언급하며 수낙 신임 장관을 '아기 치노'라고 부르고 있다고 한 외신은 전했다. 이에 따라 커밍스 보좌관의 꼭두각시가 아닌 재무부 장관으로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이 있을 것이라고 외신은 덧붙였다.


한편 스티븐 바클레이 전 브렉시트부 장관이 재무부 수석 부장관을 맡게 됐으며 기업부, 법무부, 환경부, 문화부, 국제개발부 등 장관도 모두 교체됐다. 도미닉 라브 외무부 장관, 프리티 파텔 내무부 장관, 마이클 고브 국무조정실장은 유임됐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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