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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쿠팡에 직면한 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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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시작된 e커머스 시장 분화·각축
'메이드 인 코리아' 전략 적중할지 의문

[시시비비]쿠팡에 직면한 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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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C커머스의 묻지마 돌격은 본질적으로 쿠팡의 전술과 같다. 적자를 무릅쓰고 온라인 소비심리의 깊숙한 지점을 파고들어 소비자의 습관과 시장을 장악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빠르게(쿠팡)와 가장 싸게(C커머스)로 공략의 경로가 나뉠 뿐이다.


계획된 적자의 구조에서 완전히 탈피하는가 싶었던 쿠팡이 C커머스 공습 등의 여파로 올해 1분기 31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7분기 만에 적자전환한 현실은 그러므로 쿠팡이 쿠팡에 직면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어마어마한 직매입으로 대규모 ‘창고형 백화점(물류센터)’을 차린 다음 이르면 오늘 중으로, 늦어도 내일까지는 상품을 가져다주는 쿠팡의 마케팅은 일단 안착했다고 봐야 한다. 원조 격인 아마존이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않은 우리나라 시장을 쿠팡이 아마존 방식으로 선점했다. C커머스는 이처럼 지난 몇 년 동안 쿠팡 중심으로 재편된 국내 e커머스 시장에 얼마나 손쉽게 균열이 생길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잖다.


거래장벽이 갈수록 낮아지고 선택지가 넓어지는 가운데 가능한 한 빠르게 배송받아야 하는 상품과 싸면 그만인 상품을 정교하게 구분하는 소비 행태, 다양한 형식의 글로벌 제재 및 내수 침체를 극복할 돌파구로 한국을 점찍은 중국 내 중소 제조 업체들의 염가 공세가 맞물린 결과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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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착 과정에서 쿠팡의 과제가 단순연산이었다면 지금은 훨씬 더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C커머스를 통해 한국 시장의 여력을 엿본 아마존이 무료배송을 시작하고 다이소가 온라인으로 영업망을 빠르게 넓히는 한편 네이버가 당일 및 일요배송에 나선 현실은 방정식의 차수를 높인다.


쿠팡이 제시한 해법 중 눈에 띄는 건 한국산 제품 직매입 규모를 확대(지난해 17조원->올해 22조원)한다는 계획이다. ‘메이드 인 코리아’를 앞세워 프리미엄 마케팅을 하겠다는 것인데, 국내 제조기업들의 판로가 그만큼 넓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지만 중저가·가성비 플랫폼이 프리미엄이라는 개념과 맞아떨어져 C커머스에 빼앗긴 시장을 되찾거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게다가 e커머스 시장의 큰손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소비성향은 무국적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유료 회원들에 대한 록인(Lock-in) 효과가 60%에 가까운 월 회비 인상에도 유지될 수 있을지 또한 미지수다.


쿠팡은 좋든 싫든 국내외 업체들에 우리 시장성을 확인시키는 애꿎은(?) 역할을 떠안아 버렸다. “중국 커머스 업체들의 진출은 시장의 진입장벽이 낮고, 그 어떤 산업보다 소비자들이 클릭 한 번으로 몇 초 만에 다른 쇼핑 옵션으로 갈아탈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는 김범석 쿠팡 의장의 언급은 국내 e커머스 시장의 분화와 각축이 전혀 새로운 형태로 다시 시작됐음을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C커머스 공습의 결과가 가시적으로 확인되기까지는 불과 1~2년밖에 안 걸렸다. 앞으로 1~2년 뒤에 시장의 지형이 어떻게 변모해 있을지를 예측하기에는 역동성이 너무 크다.





김효진 전략기획팀장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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