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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징병제 반발 없는 북유럽…징집대상 중 소수만 선발[뉴스in전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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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구권 3개국, 연이어 양성징병
실제 징집대상 10~15%만 입대
인구 항상 부족…소수정예화 전략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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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이어 인접한 유럽국가를 추가 침공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경을 마주한 이웃국가들은 안보비상이 걸린 상황입니다. 특히 역사기간 동안 러시아와 자주 충돌했던 북유럽 국가들은 앞다퉈 여성징병제를 실시하며 국방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노르웨이와 스웨덴에 이어 덴마크도 여성징병제 실시에 나서면서 유럽 많은 나라들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여성징병제는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겪고 있는 많은 나라들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주제죠. 우리나라에서도 도입 문제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실제 북유럽 국가들에서 운용 중인 여성징병제의 모습을 들여다보면, 청년 남성의 거의 대부분을 징집하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매우 다른 운용방식을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옛날부터 인구가 늘 적었던 북유럽 국가들에서는 소수정예군 육성을 기본 전략으로 채택해왔기 때문이라 하는데, 이번 시간에는 이 북유럽 국가들의 여성징병제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노르웨이·스웨덴 이어 덴마크도 여성징병제 나서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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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뉴스부터 살펴보겠습니다. 13일(현지시간) 메테 프리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새로운 국방정비계획을 발표했는데요. 여성징병제 도입과 복무기간 연장 등을 골자로 한 국방 강화안이었습니다. 앞서 2015년 노르웨이, 2017년 스웨덴이 여성징병제를 시행한데 이어 덴마크 정부도 여성징병제 도입 준비를 발표하면서 국제적으로 화제가 됐는데요.


핀란드에 이어 스웨덴까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에 가입하며 발트해 일대가 새로운 분쟁지역으로 떠오르면서 북유럽 국가들의 안보 위기감이 잇따른 여성징병제 도입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죠.


사실 덴마크는 이미 전체 군인의 25% 정도가 여군인 상황이고, 여성들도 이전부터 군 복무를 얼마든지 지원할 수 있어 대부분 국민들이나 정치권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거의 없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덴마크군은 현재 7000~9000명 수준의 직업군인을 포함해 2만명 안팎의 상비군을 두고 있었는데, 이번 국방강화안을 통해 이 숫자를 크게 늘릴 계획입니다. 오는 2028년까지 최대 6000명으로 구성되는 보병여단을 창설하고 지상 대공망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죠.

실제 입대비율 징집대상의 10~15%…엄격한 선발과정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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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여성징병제가 북유럽에서는 별다른 정치적 마찰없이 도입되는 이유는 북유럽 국가들 특유의 군대조직 문화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징병제에 따라 성인 남녀가 모두 징집 대상은 되지만, 이중 철저히 선발된 소수의 인원들만 정예병력으로 키워지고 군인에 대한 대우도 매우 좋기 때문이죠.


AFP통신에 따르면 유럽에서 가장 먼저 여성징병제를 시행한 노르웨이는 2014년 '성 중립적 징병제'라는 용어로 병역법을 수정, 2015년부터 발효해 현재 여성징병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징병제에 따라 매년 19세가 되는 6만명 규모의 남성과 여성이 모두 복무 대상자는 되지만, 이중 10~15% 정도안 6000~8000여명 안팎만 선발돼 군 복무를 하고 있죠.


노르웨이는 2022년 기준으로 전체 1만7000여명의 병력 중 9800명이 징집된 의무복무 사병이며, 이중 34.5%가 여성입니다. 의무복무기간 19개월 중 1년은 병영생활을 하고, 나머지 7개월은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향토예비군으로 편입되는 구조를 갖고 있죠. 스웨덴의 여성징병제도 9~12개월 복무제도 등 세부적 사항을 제외하면 비슷한 구조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80% 이상이 여성징병제에 만족하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나오기도 했죠.


이들 국가는 러시아의 안보위협 요소로 인해 징병법을 강화했다고는 해도 우리나라와는 안보상황이 다른만큼, 징집률에서 훨씬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셈입니다.

인구가 늘 적었던 북유럽, 소수정예군 육성 전략 지속
1709년 스웨덴과 러시아간 벌어졌던 폴타바 전투도.[이미지출처=러시아 박물관]

1709년 스웨덴과 러시아간 벌어졌던 폴타바 전투도.[이미지출처=러시아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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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역사적 상황이나 안보 상황을 고려하면, 북유럽 국가들의 소수정예군 육성 전략은 모든 나라가 따라하기는 어려운 제도입니다. 장단점이 매우 뚜렷한 전략이기 때문인데요.


역사적으로 북유럽 국가들은 지금도 그렇지만 매우 적은 인구를 갖고 있었습니다. 18세기 북유럽과 발트해 패권을 놓고 제정 러시아와 겨루던 스웨덴의 경우 당시 북구권 전체를 제패한 나라였지만, 인구는 200만명 남짓에 불과했죠. 이미 2000만명 가까운 인구를 가진 러시아와는 격차가 매우 컸습니다.


이로인해 스웨덴은 강력히 훈련된 소수 정예부대를 육성해 적군을 선제 타격하는 방식을 선호했는데요. 당시 칼(Karl) 12세의 왕이 이끌던 용맹한 병사인 '카롤리너'라 불리던 상비군은 북유럽에서 맹위를 떨쳤습니다. 하지만 1709년 폴타바 전투에서 러시아에게 크게 패배한 이후 상당한 숫자의 병력을 잃게 되면서 스웨덴의 패권이 약해지게 됐죠. 이처럼 소수정예 병력 육성전략은 강력한 군사력을 구축할 수 있지만, 단 한번의 패배에 치명타를 입는다는 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후 스웨덴은 물론 북유럽 국가들은 19세기 이후 대외전쟁을 중지해 중립정책을 펴면서 2차대전 당시를 제외하면 대체로 상비군 숫자를 크게 늘리는 것보다는 소수 정예의 직업군인과 징집병, 예비군을 강화시키는데 주력해왔습니다. 이러한 안보환경이 갖춰진 상태에서 남녀 구분없이 우수한 인적자원을 선발해 징집할 수 있는 것이죠. 결국 제도적으로 우수한 부분들은 참고할 수 있지만, 현실적인 상황이 우리나라와는 정말 많이 다른 것입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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