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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지방 소멸과 한 달 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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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지방 소멸과 한 달 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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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연휴에 어디 다녀왔어?" 설 연휴를 보내고 회사에서 만난 동료가 건네는 인사말이다. 언제부턴가 "고향 잘 다녀왔냐"고 묻지 않는다. 여전히 뉴스에서는 귀향길 귀성길 정체 교통상황을 전해주지만, 이제 명절에 다녀온 '어디'는 나고 자란 고향보다는 쉬고 놀다 온 여행지를 가리키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명절에 고향에 가지 않는 원인이 가사노동과 장시간 이동, 비용 지출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려는 욕구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고 싶은 고향, 유년 기억 속의 고향다운 고향이 사라진 것도 원인이 아닐까 싶다.

서울 아닌 모든 지역을 싸잡아 '시골' 또는 '지방'으로 부르는 한반도의 수많은 고향이 실제로 소멸 위험에 처해있다. 행정안전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는 5143만9038명으로, 2021년(5163만8809명)보다 19만9771명(0.39%) 감소했다. 2070년에는 3766만명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인구절벽이 본격화하면서 서울·경기권, 광역시 또는 각 지역거점 대도시 정도를 빼면 전국 곳곳이 사라질 위기다.


지난해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계간지 '지역산업과 고용'에 따르면, 소멸위험지역은 20~39세 여성 인구 수를 65세 이상 인구 수로 나눈 값인 소멸위험지수가 0.5 미만인 곳인데, 2000년에는 0개였던 것이 2015년에는 80곳, 2020년에는 102곳으로 늘었다. 지난해 3월 기준 소멸위험지역은 113개로, 전국 228개 시·군·구의 절반에 해당한다.


정부는 전국 107개 지역을 인구감소지역(89곳)과 관심지역(18곳)으로 지정하고, 지방소멸대응기금 1조원 지원, 고향사랑기부금제 시행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지방소멸을 막으려면 일자리 창출, 획기적인 주거·보육·문화 인프라의 조성으로 젊은이들이 살 만한 곳이 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일년에 백만명씩 탈수도권(一百脫首) 해서 지역에 민국을 세우자(地域民國)'는 인구 대이동 운동을 펼치고 있는 정석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는 "앞으로 10년간 대한민국의 인구 대전환이 일어나 수도권 인구는 1000만명이 줄고, 비수도권 인구는 1000만명이 늘어난다면 대한민국이 지금 앓고 있는 많은 문제가 풀릴 것"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청년과 60대 베이비붐 세대, 학부모들의 탈수도권을 위한 방안으로 "지역 한 달살이"의 시작을 권했다. 학부모들의 탈수도권 유도 방안으로는 전남 해남군 북일면 주민자치위원회의 '학생 모심 캠페인'을 소개했다. 지난해 개교 100주년을 앞두고 폐교 위기에 처한 북일초등학교를 살리고자 주민자치위원회는 해남군의 지원을 받아 말끔히 수리한 빈집을 이주 가정에 싸게 빌려주고, 사무직이나 보조교사 채용, 자영업자들이 원하는 가게 터 확보 등 100% 일자리를 보장했다. 이를 통해 북일면에는 1년 만에 22가구, 90여명이 전입했고, 30~40대 인구도 1년 전보다 5%나 늘었다.


지방은 떠나는 사람들로 존폐 걱정, 수도권은 몰려오는 사람들로 삶의 질 하락 걱정인 악순환을 끊으려면, 개인의 한 달살이든 정부 지자체의 지방균형발전 정책이든 실행이 관건이다. 아직은 1월, 마음먹고 시작하기 좋은 때, 올해의 목표 리스트에 올려보면 어떨까.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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