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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경영] 역사 속 백만대군은 왜 모두 참패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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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적벽대전' 장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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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흔히 '백만대군'이라하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최강의 군대란 이미지로 줄곧 등장하지만 막상 백만대군이 승리했다는 전투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역설적이게도 백만대군이란 타이틀을 가진 군대들은 모두 태생적 한계를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진 것으로 나온다.


동아시아에서 보통 백만대군이라고 할때 상징처럼 일컬어지는 조조의 백만대군도 적벽대전에서 대패했고, 알렉산더 대왕과 맞붙었던 페르시아의 백만대군도 허망하게 무너졌다. 수양제가 고구려 원정을 위해 동원한 백만대군도 요동성을 넘지못하고 참패했으며 유럽 근대사에서는 나폴레옹의 러시아원정에 출정한 백만대군 또한 산산조각나면서 나폴레옹 몰락의 신호탄으로 기록돼있다. 그들은 왜 한결같이 그들보다 숫적으로 형편없이 적은 적군을 맞아 대패했던 것일까?

이 백만대군들은 모두 다른 조건에서 패배하긴 했지만, 공통적으로 가진 문제점이 있었다. 바로 총사령관 및 참모진들이 조직을 통솔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거대했다는 점이다. 지금의 광역시급 인구가 오늘날처럼 제대로 된 통신시설도 없이 일사분란하게 작전대로 움직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수양제의 본진부터 요동성 전선까지는 900리, 지금으로 치면 300km 넘는 거리나 떨어져있었고 일일이 작전 결제를 받으러 본진까지 가는 동안에 전선상황은 급변하곤 했다. 다른 백만대군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더군다나 직접 싸우는 병력보다 후선업무를 도맡은 병력도 지나칠 정도로 많았다. 알렉산더에게 참패한 페르시아군의 경우에는 주력부대이자 주로 귀족들로 구성된 전차병 1명이 출전하기 위해 수많은 시종들을 데리고 왔다. 자신의 헬스 트레이너는 물론 말 관리사, 전차관리사, 의상디자이너, 요리사, 마사지사, 심지어 전투 중 노획한 귀중품을 처분할 전당포까지 20명이 넘는 시종들이 따라다녔다. 결국 전원이 전투병력인 알렉산더 군과 비교하면 실제 싸우는 병력은 둘다 5만명 남짓으로 비슷했던 것.


결국 거대조직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이른바 '대마불사(大馬不死)'만 믿고 일거에 전황을 뒤집고자 통솔이 힘든 대군을 동원한 조바심이 참혹한 패배로 이어진 셈이다. 역으로 이들이 백만대군을 동원해 한판승부를 벌이지 않고 차근차근 소규모 병력으로 작전을 짜서 결행했다면, 역사는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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