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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수출마저 무너진 한국 경제, 돌파구가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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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남북군사분계선에서 한국과 미국, 북한의 정상이 전격적으로 만나며 다시 한번 전 세계에 화해의 무드를 선사했다.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6월28일 코스피지수는 2130, 정상회담 이후 개장한 7월1일의 코스피지수는 오히려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정상회담이 기대와 달리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시장은 정상회담을 트럼프식 '정치쇼'로 치부하고 평화무드만으로는 현재 대한민국의 경제 상황을 돌파할 수 없다고 코스피 지수를 통해 대답했다.


각종 지표들을 살펴보면 앞으로의 상황은 더욱 어둡다는 것을 알 수 있다. 6월 수출은 작년 대비 13.5% 감소했으며 7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 수출액 중 많은 양을 차지하던 반도체 분야 부진이 이어졌고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세계 교역의 위축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반도체와 무역량의 감소로 이유를 돌릴 수 있지만 현재 기형적 산업 구조 또한 경제 불황의 늪에서 탈출을 어렵게 하고 있다. 미국이나 독일과 달리 20년 전 수출액 1위와 2위였던 반도체와 자동차가 4차 산업혁명의 한중간인 2018년에도 여전히 1, 2위를 지키고 있다. 또한 기타 10대 수출상품에서도 큰 변동이 없는 등 20년간 산업구조의 변화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즉 수출 주력 품목의 세대교체 실패는 세계교역 위축으로 인해 그 골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

제조업의 해외 의존도뿐만 아니라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는 국제관계가 어느 나라 못지 않게 중요하다. 하지만 2016년 중국과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사태 발발로 중국과의 교역은 불안정해지고,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은 매출액 급감으로 시장에서 퇴출되고 있다. 또한 중국의 관광객 수는 급격히 줄었다. 게다가 최근 일본과의 분쟁으로 반도체 관련 수출규제로 인해 국내 관련 기업의 피해는 생각보다 크다. 작금의 국제 정세는 임진왜란 직전이나 구한말과도 비슷하다. 국제관계란 궁극적으로 '주고 받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우리의 일방적 구애나 주장은 자기만족에 불과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며 공허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국제적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국내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한 리더십과 전략은 잘 보이지 않는다.


현 경제 상황과 국제 정세는 누란지위의 형국이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적으로부터 교훈을 찾을 필요가 있다. 19세기 말 일본은 서구 열강의 개화 압력이 지속되자, 토사번의 하급무사였던 사카모토 료마는 도쿠가와 막부를 무너뜨리기 위해, 1866년 사츠마번과 조슈번의 '삿조동맹'을 성사시키는 리더십을 발휘한다. 이후 사카모토가 '선중팔책'이라는 전략을 바탕으로 막부의 통치권을 왕에게 반환하는 '대정봉환'을 이뤄냈다. 이듬해 1868년에는 메이지 왕의 왕정복고를 통해 '메이지 유신'을 완성해 에도 막부시대의 종지부를 찍었다.


사카모토의 암살 후 존왕양이파였던 사츠마번 출신의 오쿠보 도시미치는 실권을 잡고 나서는 서양유학을 통해 배운 지식과 경륜을 내치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부국강병, 식산흥업, 문명개화라는 메이지유신의 3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과감한 개혁ㆍ개화정책을 실시했다. 현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여야 간의 반목과 갈등은 잠시 접어두고 여야가 합심해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도 늦지 않았다. 양이에서 개화로 돌아선 오쿠보와 같이 우리 정부의 경제정책도 이제는 기업 친화적으로 전환해 국제 경쟁력 강화에 힘써야 할 시기라 판단된다.

이상근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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