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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칸] '브로커' 잔잔하지만 뜨겁게 울리는 '거장의 힘'[리뷰]

최종수정 2022.05.27 08:01 기사입력 2022.05.27 07:59

75회 칸 영화제 현장
공개된 '브로커' 어땠나
고레에다·송강호 '뜨거운 환대'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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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프랑스)=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브로커'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전하는 기도 같은 영화다. 특별하지 않은, 저마다 다른 상처를 지닌 사람들이 가족을 이루는 모습이 잔잔하게 펼쳐지며 선한 에너지를 낸다. 폭력 없는 미덕은 여전하다. 다만 복잡한 관계는 지워 가볍게 완성했다. 가족과 생명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청정하게 담아낸 영화가 우리의 마음을 툭 건드린다. 자극적이지도 않다. 잔잔하고 슴슴하게 전개되는 129분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거장의 힘'이 느껴지는 영화다.


27일 오후 7시(이하 현지시간) 뤼미에르 극장에서 75회 칸 영화제 경쟁 초청 영화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프리미어 스크리닝이 개최됐다.

2018년 71회 칸 영화제에서 '어느 가족'으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72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기생충'에 출연하고, 74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을 맡은 송강호가 출연하고 국내 제작진이 협업한 작품이다.


소영(아이유)은 깊은 새벽, 아기를 베이비 박스 앞에 버리고 간다. 세탁소를 운영하며 빚을 갚기 위해 노력하는 상현(송강호)과 베이비박스 시설에서 일하는 보육원 출신 동수(강동원)는 아기를 몰래 데려간다.


하루가 지났다. 소영은 아기 우성을 찾으러 베이비박스로 향한다. 아기가 사라진 것을 알고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상현과 동수는 우성이를 잘 키워줄 새 부모를 찾아주려 했다고 털어놓는다. 상현은 소영에게 거래에 함께할 것을 제안하고, 세 사람은 트렁크 문조차 제대로 닫히지 않는 낡은 봉고차를 몰고 우성의 새 부모 찾기 여정에 나선다.

형사 수진(배두나)과 후배 이형사(이주영)는 브로커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하고자 반년째 잠복수사 중이다. 이들의 꼬리를 밟고 은밀히 뒤 쫓는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주제 의식은 '브로커'에서도 빛난다. 봉고차를 타고 여정에 나선 선한 인간들이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해가면서 다른 형태의 가족을 이룬다. 폭력, 시기, 반전 등 자극적인 요소를 지양하고 캐릭터 간의 관계, 스토리를 단순하게 가져간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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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의 영화 세계와 만난 배우 송강호·강동원의 모습이 이채롭고, 국내 제작진의 협업도 의미를 더한다. 송강호는 익숙한 듯 변주된 연기로 극을 하나씩 쌓아간다. 매 작품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그의 힘은 이번에도 빛난다. 아이유는 기대만큼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해 아쉽다.


영화는 얼핏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무겁고 애처롭고 아름답다. 잔잔한 영화에 속절없이 흐르는 눈물이 바로 '브로커'의 힘이다.


'아무도 모른다'·'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바닷마을 다이어리'를 통해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그려온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브로커'에서도 다른 형태의 가족을 통해 개인이 아닌 사회의 이면을 꼬집는다. 사회의 어두운 곳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가족을 이룬다. 결국 인간의 문제를 사회가 아닌 개인이 또 다른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이뤄 해결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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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의 현장 반응은 뜨거웠다. 12분 이상 기립 박수가 쏟아지며 칸에서 공개된 한국영화 중 가장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다. 특히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송강호가 카메라에 비칠 때마다 박수 소리는 더 커졌다.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감독·배우를 향한 칸 영화제의 예우도 인상적이었다.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박수를 끌어내며 분위기를 달궜다. 지난해 칸 영화제 심사위원을 맡은 송강호는 한층 여유로운 표정으로 영화제를 즐기는 모습. 칸 영화제에 처음 초청된 아이유는 영화가 끝나자 긴장이 풀린 듯 눈시울을 붉혔다. 모두 행복한 얼굴로 뤼미에르 극장을 꽉 채운 관객을 둘러보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칸(프랑스)=이이슬 기자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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