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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수익 잘내는 보험사, 사회복지 숨은 공신…재평가 절실"

최종수정 2020.08.11 16:54 기사입력 2020.08.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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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경 보험연구원장 인터뷰

'보험이 돈 벌면 안된다'는 인식 개선해야
일하는 복지처럼, 민간 보험 역할 증대할 것

안철경 보험연구원 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보험연구원에서 인터뷰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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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보험사들은 보험 가입자에게 암에 걸리거나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등 어려움이 닥치면 보험금을 지급합니다. 이 돈은 모두 소비자들에게 경제적 우산이 돼 어려움을 극복하게 도와줍니다. 이 보다 더 영향력 있는 소비자 보호가 또 있습니까? 보험사가 수익을 내지 못해 보험사업을 중단한다면 결국 소비자 보호를 할 수 없는 비극을 맞게 될 것입니다. 보험의 사회적 기능에 대해서 재평가가 절실합니다."


인구 감소와 저금리로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위기에 직면한 보험산업이 어떻게 위기를 돌파해야 하는지를 묻자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은 "보험에 대한 재평가가 선행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보험에 대한 불신과 왜곡된 시각이 현재 보험사들이 겪고 있는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답이었다.

안 원장은 최근 서울 여의도 보험연구원에서 가진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왜 보험사는 돈을 벌면 안되는 것인가"라는 '선문답(禪問答)' 같은 화두를 꺼냈다. 하지만 이어진 문답 속에서 '신뢰 회복'을 토대로 보험이 직면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갖게 됐다.


그는 "지금 계속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암보험을 보면 2018년 소비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이 약 6조 원에 달한다. 자동차보험은 13조 5천억 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했다"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보험이 어떤 도움이 됐는지 사회적인 기능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으면서 일부 분쟁 사례가 부각돼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부정적 인식은 '보험사는 수익을 내서는 안된다'는 시각으로 연결되면서 보험사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했다.

안 원장은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채권매각 등으로 수익을 시현하기도 하는 데 이는 포트폴리오 재조정의 의미도 있겠지만 미래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며 "올 들어서는 금리가 더욱 낮아져 채권 매각을 통한 수익성 유지가 더욱 심해질까 우려가 됩니다."고 꼬집었다.


그는 "시장이 돈을 벌 수 없는 상황이면서 회사도 수익을 낼 수 없는데 어느 누가 돈을 빌려주겠느냐"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을 앞두고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는 보험사들이 그나마 후순위채를 발행하고 있는데 앞으로 역마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어 "총체적인 상황을 따져보면 보험사들의 수익 창출 역량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안철경 보험연구원 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보험연구원에서 인터뷰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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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원장은 "인구가 줄어들고 금리가 낮아지면서 시대적인 상황이 보험회사의 경영에 우호적이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만일 손해율이 높아서 실손의료보험을 판매하지 않으면 그 사회적 비용은 누가 부담할 수 있을지 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탈한국'을 추진하는 해외 보험사의 사례 역시 그 연장선이라고 했다. 안 원장은 "외국계 보험사들이 국내 시장에서 철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을 금융당국이나 정부는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한국 시장에서 돈을 벌 수 없다는 시그널이 감지되고 있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국내 보험사도 마찬가지 상황인데, 보험사에게 수익을 내지 말라고 하면 민간보험의 사회보장 역할을 포기한다는 의미"라며 "정부 재정이 미치지 못하는 많은 경우, 보험의 사회안전망 기능을 올바르게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유럽을 보면 사회보장시스템을 유지하는데 있어서 정부만으로는 힘에 부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며 "민간 보험의 역할이 앞으로 더 중요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철경 보험연구원 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보험연구원에서 인터뷰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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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고 보자'식 외형경쟁 반성…내실경영 통한 효율화 필요

보험사들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안 원장은 "분명한 건 보험사들도 과거의 잘못을 반성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팔고 보자는 식으로 외형 확대 경쟁이나 과다한 사업비로 인한 불완전판매를 개선하고 내실경영을 통해 다운사이징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형경쟁에 몰두하는 보험사들은 결국 부메랑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안 원장은 과거 '상품'을 판매했던 사업 구조를 벗어나 '상품+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강보험과 헬스케어, 기업보험과 위험관리, 연금보험과 재무관리서비스, 화재보험과 리스크컨설팅 처럼 상품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소비자들이 과거에는 상품에만 만족했지만 앞으로는 부가적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에 익숙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안 원장은 "국내 재무설계서비스 수준을 확인하기 위해 최근 연구원 직원들과 함께 재무설계를 받았다"면서 "이미 기업에서는 임원들에게 재무설계를 보상플랜으로 제공하고 있는데 은행이나 증권사보다 보험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훨씬 쉬울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수익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품의 출시를 억제할 수 있는 보험사의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디지털 전환 다각적 측면 고려…소비자와 교감 수준 반영해야

그는 "실생활에 대한 안전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보험의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쉬운 떡을 먹었다면 앞으로는 틈새시장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보험사의 디지털 전환에 대해서는 다각적인 측면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 원장은 "손해사정이나 상품개발, 고객접촉 등은 빠른 속도로 디지털화되고 있다"면서도 "판매채널의 경우에는 종신보험이나 연금보험 등 설계를 필요로 하는 복잡한 보험의 경우 디지털채널로 전환은 쉽지 않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보험사는 부문별로 디지털화 속도 완급을 조절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소비자와 교감 수준 등을 고려하지 않은 무차별적인 디지털 선점 전략은 비효율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혁신금융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 규제감독부문에서 노력을 지속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최근 불완전판매로 고강도 제재를 받은 법인보험대리점(GA)에 대해서 자체적으로 건전성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 원장은 "그동안 대형 GA들이 펀드 등으로 부터 투자를 많이 받았는데 상당히 높은 금리를 제시했거나, 상장을 조건으로 했을 것"이라며 "만약 업황 부진으로 이러한 조건이 달성되지 않았을 경우에 투자금을 회수하게 되면 새로운 리스크가 등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투자를 유치한 GA는 조직 확장을 목적으로 무리한 영업을 선택할 수 밖에 없으며, GA 생태계의 혼란은 보험 전체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쳐 결국 소비자 보호에도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 원장은 우리 보험 시장이 세계적인 수준의 'K-보험서비스'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자동차보험이나 실손의료보험은 주요 나라들과 비교할 때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균형감각 있는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해외 사례와 비교 연구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대담=아시아경제 이초희 금융부장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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