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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비경제활동인구로 본 한국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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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통계청 사이트의 통계용어 지표이해 코너에 따르면, 한국의 15세 이상 인구는 '경제활동인구'와 '비경제활동인구' 이렇게 둘로 나뉜다.

경제활동인구는 수입이 있는 일에 종사하고 있거나(취업자), 취업을 하기 위해 구직활동 중에 있는 사람(실업자)이고, 비경제활동인구는 취업이나 구직활동이 전혀 없는 전업주부나 재학생, 구직단념자 등으로 다양하다. 비경제활동 사유로는 진학 준비, 육아, 가사, 교육기관 통학, 연로, 심신장애, 입대 대기, 쉬었음 등이다.
이달 중순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기준 비경제활동인구'에 대한 자료를 보고 떠올린 영어 단어 2개를 소개한다.

첫째, 하우스 허즈번드(house husband).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비경제활동인구 중 육아와 가사를 전담하는 남성이 17만 명으로 조사됐는데, 이 수치는 2003년 10만6000명을 시작으로 역대 최고치다.

반면, 전업 육아 가사 여성의 수는 2014년 714만3000명에서 4년 연속 감소해서 작년에는 앞자리가 바뀐 694만5000명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은 원인으로 우선 '고령화'를 꼽았다. 은퇴한 남성이 가사를 전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이유다. 또, 주로 30대 여성을 중심으로 고용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한 요인으로 짚었다. 작년 상반기 30대 여성 고용률은 59.2%로,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9년 이래 반기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여성 경제활동 인구의 증가는 30대든 은퇴세대든 연배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추세다. 경제적 필요도 있겠지만, 바깥사람 안사람 구별하던 성 역할 인식이 퇴색한 까닭도 있을 것이다. 하우스 허즈번드냐 와이프냐 따지는 게 별 의미가 없어질 날도 곧 올 듯하다.

둘째, 니트족(NEET :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작년 비경제활동인구 중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가 '쉬었음'으로 분류된 청년층(15∼29세)은 30만1000명이었다. 2016년 27만3000명보다 거진 3만명이 늘어났다.

교육이나 직업훈련을 받는 상태도 아니고, 실업이 아니라 구직 포기상태인 니트족이 이들 '쉬었음' 청년층의 다른 명칭이다. 혹한기 칼바람보다 더 차가운 한국의 취업시장 분위기를 생각할 때, 저 통계치의 리얼함은 부연이 필요 없다. 쉽고 빠른 해결책 한 방을 기대하기 힘든 문제이니만큼 지금도, 향후에도 정부의 최우선 추진과제는 청년실업의 해소가 돼야 할 것이다.

경제활동과 비경제활동라는 분류의 틀로 바라본 우리 사회의 모습은 현실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 그리고 저성장 시대에 우리 사회는 하우스 허즈번드와 니트족으로 상징되는 새로운 가족의 탄생을 보듬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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