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설적 영화배우 '제임스 딘'이 링크 역을 맡은 영화 '자이언트'의 내용이다. 영화 속 석유는 일개 목동을 재벌로 만들어 줬다.
하지만 어느 곳도 해외자원개발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오히려 자원개발 투자가 발목을 잡아 건실하던 회사까지 넘어가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했다.
카자흐스탄에서 석유개발을 추진하던 G사는 2007년 회사 설립 30주년까지만 해도 남부러울 것이 없던 회사였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집진기 등 환경관리 설비를 납품하면서 1000억원대 매출에 100억원 안팎의 이익을 꾸준히 냈다. 30년간 한 우물을 꾸준히 판 결과였다. 차곡차곡 쌓은 현금도 제법 됐다.
휴대폰 부품업체로 승승장구하던 H사의 H 회장 역시 J 회장과 비슷하다. 1000억원대 매출에 100억원 안팎의 이익을 내던 회사를 기반으로 몽골에서 금광개발 사업을 벌였다. 하버드대학을 나온 사위까지 현지 책임자로 보낼 정도로 애정을 쏟았지만 금광은 돈을 잡아먹기만 했다. 뒤늦게 몽골에서 철수했지만 남은건 상처뿐이었다. 이 와중에 휴대폰 시장마저 터치스크린 방식의 스마트폰 시장으로 변하면서 회사의 생존마저 위태로워졌다. H사는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받는 중이다.
자원개발사업에 뛰어들었던 코스닥 상장사 중 마지막까지 버티던 T사의 B 회장은 지난 5월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잘 나가던 게임회사를 판 돈 500여억원을 포함해 1000억원 이상을 투자했지만 제임스 딘의 목장과 달리 유전의 석유는 콸콸 쏟아지지 않았다.
결과만 놓고 보면 전혀 생소한 분야에 '올인'한 노(老) 회장들의 선택은 예견된 실패였을 수 있다. 하지만 실패했다고 해서 그들의 기업가 정신까지 매도해선 안 된다. 수십년간 기업경영의 대가인 자손대대로 먹고 살만큼의 재산을 건 도전을 '노욕'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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