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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지구 온난화의 새로운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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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지난 94년이었다. 막 군에 입대해 진해에서 훈련을 받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정작 훈련보다 더 힘든 것이 더위였다. 지금에서야 안 사실이지만 당시 더위는 올해 보다 더 심했다고 한다.

이달 초 휴가차 다시 진해를 찾았을 때도 역시 더웠다. 장마가 실종된 남부 지방은 94년 이후 최고 더위라고 했다. 무더위를 타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더위는 가뭄과 일맥상통한다. 비가 오지 않는 남부 지방에 식수가 부족하고 논의 물이 마르고 있어 최악의 가뭄이 우려된다는 소식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광복절이 지나면 더위가 급격히 사라지던 것도 이제 옛말이다.

이정도 기후 변화는 우리가 직접 겪으며 알 수 있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 기후 변화의 영향은 우리 삶과 경제 흐름마저 바꿔나갈 태세다. 그곳에 새로운 기회가 있을 수도 있다.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가 지구 온난화의 피해자라고 하면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수에즈 운하는 파나마운하와 함께 20세기 초 전세계 무역에 대 변화를 몰고 왔던 장본인이다.

기원전 18세기 당시 이집트 파라오 왕조 시대 부터 나일강과 홍해를 연결하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은 그만큼 이 운하가 가지는 경제적 가치와 효과가 엄청나다는 것을 인류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프리카 대륙의 희망봉을 돌아 오랜 기간 항해할 필요 없이 바로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해 주는 이 통로가 이제 옛 영화를 잃어버릴 처지다. 기후 온난화 때문에 최근 막강한 경쟁자가 나타난 탓이다.

파이낸셜 타임스,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외신들은 최근 일제히 중국 선사의 북극항해로 개설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중위안(中遠)해운공사 소속 빙성(氷盛)호가 북극 항해로를 통해 운항에 나서면서 이후 불어 닦칠 변화의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빙성호가 북극 항해에 나설 수 있던 것은 온난화 현상으로 북극을 꽁꽁 덮고 있던 여름철 빙하가 40%나 줄었기 때문이다.

온난화 현상이 가속화되면 아예 여름 북극해에선 거대한 빙산 자체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상선들이 채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벌써부터 세계무역 구조의 근간을 흔들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북극 항해로를 통하면 수송기간이 크게 단축되기 때문이다. 빙성호가 5400㎞의 항해를 예정대로 마치고 내달 11일 목적지인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 도착하면 중국의 유럽에 대한 화물 해상 수송 기간은 종전에 비해 14일 단축된다. 수에즈 운하를 통한 기존 수송은 평균 48일 걸린다.

전문가들은 항해 거리 축소에 따라 조선업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도 내다본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은 지난해에도 3850억달러 상당의 뭄품을 수에즈 운하를 거쳐 유럽으로 보냈다.

북극을 통하면 중국은 러시아와 북극인근에 풍부하게 매장된 천연가스 등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는 길도 얻게 된다. 중국의 북극 접근의도에 군사적인 면도 없다고 볼 수 없다는 의견도 많다.

지구 온난화에서도 발빠르게 잇속을 챙기는 '왕서방'들의 전략은 변화를 기회로 삼아야한다는 간단한 진리를 일깨우고 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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