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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천자]어떤 고독은 외롭지 않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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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고독은 스스로를 번잡한 외부로부터 한 발 떨어뜨려 놓는 적극적인 행위이자, 자기 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내면을 단단하게 다지는 시간과 공간이기도 하다. 이 책의 독특한 매력은 철학자, 시인, 소설가, 수필가, 여성운동가 등 각기 다른 시대와 배경의 세계적인 작가들이 저마다 고독을 바라보고 다뤘던 방식을 엿보는 데 있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사상가, 수필가인 미셸 드 몽테뉴(1533~1592)는 24세에 법관이 됐고, 16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구교와 신교 간의 종교전쟁이 일어났을 당시엔 보르도 시장으로 두 번이나 임명돼 중재역을 맡았다. 1571년 38세의 나이에 관직에서 은퇴해 '요새'라고 부르는 자기 소유의 성에 은거하며 다음에 소개하는<에세(수상록)>를 썼다. 글자 수 1009자.
[하루천자]어떤 고독은 외롭지 않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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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활동적인 전성기에 나라를 위해 봉사해온 이들은 고독을 추구할 최상의 구실이 있어 보인다. 지금까지 다른 사람들을 위해 충분히 열심히 살아왔으니, 적어도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은 우리 자신을 위해 평화롭게 쉬며 살 수 있도록 해주시오! 신이 우리에게 이사 준비를 하고 그걸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도록 일로부터 해방시켜주셨으니, 어서 짐을 싸서 친구들을 떠나자. 우리가 매여 있는 의무라는 속박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정도 떼버려야 한다. 어디에든 너무 가까워져서 헤어질 때 몸의 일부가 떨어져 나갈 정도로 집착해선 안 된다.


이제는 사회에서 벗어날 때다. 사회에 더는 보탬이 될 수 없는 때가 왔기 때문이다. 남에게 빌려줄 상황이 안 되는 자는 빌리지도 말아야 하는 법이다. 힘이 떨어지기 시작해서 더는 외부에 봉사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그 힘을 우리 안으로 거둬들여서 자신에게 집중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쓸모없고 성가신 존재가 되어가는 이 쇠락기에 스스로에게마저 그런 존재가 되는 일은 피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허튼짓을 하면 수치스러워지도록 자신의 이성과 양심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다스리자. 쿠인틸리아누스는 말했다. "인간이 자신을 충분히 존중하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다." 소크라테스는 "청년은 교육을 받아야 하고, 장년은 선을 행해야 하며, 노년에는 모든 공적인 의무에서 물러나 자기 뜻대로 살아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세상에는 은둔하기에 남보다 더 적합한 성격의 사람들이 있다. 소심하고 겁이 많은 데다, 섬세한 감정과 정서를 지니고 있으며, 어떤 속박에도 쉽게 굴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런 변화에 더 만족스럽게 적응하는 편이다. 나도 이런 사람이라는 점을 인정한다. 하지만 성정이 좀 더 적극적인 사람들, 모든 중요한 일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은 쉽게 잊히거나, 높은 지위에 수반되는 권력과 이득을 포기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내 생각에 부차적인 조건들이 마음에 든다면 누려야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걸 우리 행복의 근본적인 토대로 삼아선 안 된다.


-<어떤 고독은 외롭지 않다>, 재커리 시거 엮음, 박산호 옮김, 인플루엔셜, 1만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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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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