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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Next]"뉴욕 게 섰거라"…英, 금융 허브 명성 회복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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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세계 3대 거래소 LSEG 9위로 추락
ARM 등 신생 IT 기업의 런던상장 회피 탓
"英재무장관, '쉬인' 런던 상장 설득 나서"
차등의결권·가상화폐 ETN 등 자금수혈 사활

[Why&Next]"뉴욕 게 섰거라"…英, 금융 허브 명성 회복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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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세계 최고의 금융허브로 불렸던 런던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계 3대 증권거래소 중 하나였던 런던증권거래소는 현재 상장 주식의 시가총액 기준 9번째로 쪼그라든 상태다. 이에 영국 정부는 금융규제 완화책을 내놓는 것은 물론, 미국과 무역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 기업에까지 구애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제레미 헌트 영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 2월 중국 패스트패션 대기업 쉬인의 런던증권거래소 상장을 설득하기 위해 도널드 탕 쉬인 회장과 회동했다. 당초 뉴욕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었던 쉬인은 미·중 무역 갈등 심화 및 강제노동 논란 등으로 상장이 불투명해지면서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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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는 런던증시 상장사가 공개적으로 보유해야 하는 주식 비율을 25%에서 10%로 줄이고, 차등의결권 제도를 부분적으로 허용하는 등 금융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관련 제도를 손보기 시작했다. 런던증권거래소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상장지수증권(ETN) 거래를 승인하며 글로벌 가상화폐 투자금 유입의 활로를 마련했다.


NYT는 영국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세계 최고의 금융 중심지였던 런던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런던은 여전히 ??귀금속 가격이 매일 고정되고, 수조 달러의 외화가 거래되고, 글로벌 보험 계약이 작성되는 중요한 금융 허브지만 뉴욕, 홍콩 등이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면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런던증시에 있어서 쉬인과 같은 대규모 IPO 성사는 다른 회사들의 추가 상장도 끌어낼 수 있는 중요한 발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짚었다.


[Why&Next]"뉴욕 게 섰거라"…英, 금융 허브 명성 회복 나선다 원본보기 아이콘

2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런던증권거래소는 한때 뉴욕증권거래소, 도쿄증권거래소와 더불어 세계 3대 증권거래소로 군림했다. 그러나 뉴욕, 홍콩, 두바이, 싱가포르 등이 새로운 금융 허브로 득세하면서 입지가 좁아지기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런던증권거래소의 시가총액은 3조4000억달러로 전 세계 거래소 중 9위를 기록했다. 2007년 최고치였던 4조3000억달러에서 20%가량 하락한 것이다. 같은 기간 뉴욕증시 시가총액은 19조달러에서 54조달러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뉴욕과 런던은 신규 상장을 통한 자금 수혈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뉴욕증시에선 16개 기업이 상장하며 총 95억달러를 조달했지만 같은 기간 런던증시에 상장한 10개 사의 모금액은 4억4270만달러에 그쳤다.


에든버러 경영대학원의 그벤가 이비쿤레 금융학 교수는 "런던은 한때 금융계의 중심지로 인식되곤 했다"면서도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면서 런던의 영향력과 거래량이 감소했고 더는 예전과 같은 지위가 아니게 됐다"고 지적했다. 2021년 영국의 싱크탱크 뉴파이낸셜 보고서에 따르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결정(2016년) 이후 5년간 타국으로 유출된 영국 내 글로벌 은행 자산만 약 9000억파운드(약 1500조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런던 증시가 은행, 광업, 석유 및 가스 등 오래된 산업 분야 기업들의 지배적인 영향 아래 놓여 있어 IT 회사들이 기업공개를 꺼린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소프트뱅크가 90%가량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은 영국 회사임에도 지난해 뉴욕증시 상장을 결정하며 영국에 타격을 준 바 있다. 심지어 '신테시아' '스태빌리티AI'와 같은 영국의 비상장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 마저 최근 해외 국부펀드들로부터 전폭적인 투자 지원과 세금 혜택을 약속받으며 해외로 본사를 이전할 것을 권유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회계법인 언스트앤영에서 영국 IPO팀을 이끄는 스콧 맥커빈은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특정 투자 섹터가 상승세를 보일 때 관심을 집중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자신과 비슷한 사업을 하는 회사들이 많은 거래소에 상장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영국은 특히 신생 기술 기업들이 런던을 매력적인 거래소로 여길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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