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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범죄24時]"에어컨 설치 싸게 해드립니다" 여름철 활개치는 폭염사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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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설치 명목으로 선입금 받은 뒤 잠적
대기업 설치기사 사칭해 신규 입주자 공략

올여름은 지난해보다 더 덥고 비가 많이 올 것이라는 예보가 나왔다. 무더위를 견뎌내기 위한 하나의 필수품인 에어컨. 한여름보다는 봄이나 가을에 주로 설치를 많이 한다. 이럴 때면 나타나는 악성 사기꾼들이 있다. 에어컨 판매나 설치 사기를 일삼는 이들이다.


2019년 부산의 한 신축 아파트. 입주 전 사전점검을 위해 자신의 아파트를 찾았던 피해자 이경렬씨(41·가명)는 단지에서 주모씨(당시 32세)를 만났다. 주씨는 자신을 한 대형업체 팀장이라고 소개하며 이씨에게 명함을 건넸다. 시스템에어컨을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설치해주겠다는 설명과 함께였다.

[사진=아시아경제DB](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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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씨는 입주민 여러 명이 공동구매 형식으로 에어컨을 구매하고, 선입금을 할 경우 저렴한 가격에 설치가 가능하다고 이씨를 설득했다. 이씨는 시중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혹해 1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주씨에게 입금했다. 그러나 입주 후에도 에어컨은 설치되지 않았고, 주씨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선입금한 금액도 돌려주지 않았다.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씨가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지만, 금액이 크지 않은 데다가 피해자도 이씨 1명에 불과해 수사가 다소 지연됐다. 그러나 비슷한 형태의 사건이 잇따라 접수되면서 부산남부경찰서에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주씨의 이같은 행위를 엄연한 사기로 판단하고 2020년 1월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주씨의 주거가 일정하고 경찰의 소환 조사에도 매번 성실히 임했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기각당했다.


이후 수사를 이어나간 경찰은 주씨가 부산뿐만 아니라 경남 양산 등에서도 비슷한 범행을 저지른 사실을 파악했다. 주씨는 신축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며 대기업 조끼까지 챙겨입고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주씨에게 당한 피해자만 모두 49명, 피해 금액도 1억6000여만원에 달했다.


주씨의 범행 사실을 모두 파악한 경찰은 2020년 6월25일 재차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결국 주씨는 7월8일 구속됐다. 심지어 주씨는 경찰 조사가 진행되던 와중에도 다른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뜯어내 이전 피해자들에게 피해금을 변제하고, 구속을 피하기 위한 합의를 유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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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에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실제로 에어컨 설치 사무실을 운영하던 김모씨(56)는 사무실 운영이 어려워지자 범행을 결심했다. 그해 10월, 김씨는 에어컨 설치 광고를 보고 연락이 온 피해자들에게 계약금 선입금을 요구했다. 김씨는 가정집과 비교해 에어컨 설치 금액이 큰 호프집이나 음식점, 교회 등을 운영하는 피해자들만 골랐다.

그렇게 김씨에게 속은 피해자들은 모두 7명으로, 피해 금액은 적게는 300만원에서 많게는 1650만원에 달했다. 그렇게 김씨가 챙긴 부당이득은 모두 5000만원. 2022년 12월13일 피해자들의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이 여러 차례 김씨에게 출석을 통보했으나 김씨는 일절 응하지 않고 잠적했다.


김씨에 대한 체포영장과 통신영장을 발부받아 추적을 이어나간 경찰은 2023년 3월28일 대구의 한 사무실에서 버젓이 영업을 이어오던 김씨를 체포해 구속했다. 당시 김씨의 사무실 역시 내연녀가 마련해준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김씨는 부산지법 서부지원에 넘겨져 징역 1년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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