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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농안법·양곡법을 '농망법' 만들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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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농안법·양곡법을 '농망법' 만들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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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미래를 망치는 법, 농망법입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표정은 여느 때와 사뭇 달랐다. 목소리에는 힘이 붙었고, 눈빛은 단호했다. 지난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송 장관은 야당이 법률 개정을 추진하는 양곡관리법(양곡법)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법(농안법)을 두고 날을 세웠다.

양곡법 개정안은 쌀값이 폭락하거나 폭락이 우려될 때 초과 생산량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농안법 개정안은 농산물값이 기준 미만으로 하락하면 정부가 그 차액을 생산자에게 지급하는 ‘가격 보장제’가 골자다. 두 법안 모두 작황에 상관없이 정부가 농민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셈이다.


야당은 법률 개정의 이유로 식량안보와 농가 소득안정을 내세우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재배면적의 47%를 쌀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쌀 의무매입을 통해 농가에 안정적인 소득 기반을 마련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1일 기준 농가 기준으로는 전체 99만9000가구 가운데 논벼를 재배하는 농가는 38.4%(38만4000가구)를 차지한다.


야당 개정안을 보면 그럴듯한 명분에도 불구,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생산을 줄여야 하는 쌀이 더 많이 재배될 것이라는 점이다. 정부는 그동안 소비가 줄어든 쌀의 생산을 줄이고 대체작물 생산을 유도해왔다. 해를 거듭할수록 쌀은 창고에 쌓여가고 밀, 콩 등 다른 작물의 수입량은 늘고 있다. 지난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56.4㎏으로, 10년 전인 2013년 67.2㎏과 비교하면 10.8㎏ 줄어들었다. 30년 전인 1984년 136.4㎏에 비해서는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2022년 기준 논벼 생산을 위한 기계화율은 평균 99.3% 수준이다. 밭작물 생산을 위한 기계화율은 63.3%보다 월등히 높다. 양곡법이 통과되면 다른 작물을 생산하던 농민이 상대적으로 편한 쌀 생산에 뛰어들어 다른 작물 가격이 폭등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농산물시장이 왜곡될 소지가 다분하다.


일부 농민에 대한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나랏돈이 일부 농민들에게만 퍼주기식으로 지원되면, 다른 업종에 종사하는 국민과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 어민이나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농민들만 적정 가격을 보장해주고 초과 생산량을 매입해주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 "농민만 국민이냐"는 볼멘소리가 나올 만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8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농안법 개정안과 양곡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 분명하다. 22대 국회에서도 여야 간의 입장 차이는 줄어들 가능성이 없을까.


송 장관은 ‘의무적으로’라는 규정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식량안보를 위해서라면 농민의 상황이 어렵다면 분명 정부의 추가 지원을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고 법령에 ‘의무적으로’를 붙이는 순간 빠져나올 수 없는 수렁에 갇힌다. 수산업에 종사하는 어민이, 골목상권을 지키는 자영업자가 같은 논리로 정부에 의무화를 요구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야당 스스로 되물어볼 문제다.





조영주 세종중부취재본부장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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