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교사 이영주 선생님, 뇌사장기기증
평소 자신보다 남을 생각하고, 학생들을 아끼는 ‘참스승’이었던 50대 교사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14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이영주 씨는 지난 7일 교장 승진을 위한 연수를 받기 위해 집에서 짐을 챙기던 도중 쓰러졌다.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으나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가족들은 평소 자신이 죽으면 장기기증으로 다른 사람을 살리라는 이야기를 자주 했고 장기기증이 안 되면 의대에 시신 기증을 해달라는 이씨의 뜻을 존중해 기증을 결심했다.
이씨는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조직 기증으로 백여 명 환자의 기능적 회복을 도왔다.
전북 군산시에서 3남 1녀 중 셋째로 태어난 이씨는 중, 고등학교에서 영어 교사로 재직하던 중 3년 전에 교감으로 승진했고 교장 승진을 앞두고 있었다. 그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20년 넘게 후원 활동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 지인들은 이씨가 평소 학생들을 자식처럼 아끼고 특히 생활이 어렵고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 하는 학생들에게 더 마음을 많이 쓰는 선생님이었다고 입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의 아들인 겨례씨는 “아빠 아들 겨레예요. 떠나시는 날 많은 분이 아빠를 위해 울어주셨어요. 타인을 위해 헌신하고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 이제는 우리가 모두 기억하고 행동할게요. 감사합니다. 너무 사랑합니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생명 나눔을 통해 4명의 생명을 살리고 100여명의 환자 삶의 질을 개선해 주신 기증자와 유가족에게 감사드린다”며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한 분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한밤중 재난문자에 '깜짝'…합참 "북한 대남전단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