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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일 기술로 ‘슈퍼 을’ 키운 ASML 수장 10년 만에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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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베닝크 CEO 퇴임
재임기간 주가 1300% 폭등

피너 베닝크 CEO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피너 베닝크 CEO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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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일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제조 업체인 ASML의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가 24일(현지시간) 재임 10년 만에 퇴임했다.


피터 베닝크 CEO는 재임기 ASML을 유럽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술 기업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6년 세계 최초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EUV 노광장비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반도체장비 업체가 태생적으로 반도체 생산 업체의 주문을 통해 매출을 올릴 수밖에 없는 ‘을의 위치’에 있지만 ASML만큼은 업계 ‘슈퍼 을’로 통하게 된 이유다.

삼성전자, TSMC 등 주요 반도체 업체가 EUV 장비를 얻기 위해 ASML에 구애할 정도다. 버스와 비슷한 크기를 자랑하는 EUV 장비는 대당 2억달러를 웃도는 고가지만, 공급 대란이 벌어질 땐 순번을 기다려야 해서다.


베닝크 CEO 재임기 ASML 주가는 무려 1300% 폭등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이달 초 네덜란드 사회에 대한 공로를 인정해 베닝크 CEO에게 명예 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베닝크 CEO가 일군 ASML의 성장가도는 미·중 간 첨단기술을 둘러싼 패권 경쟁에서 ASML을 미국이 절대 사수해야 하는 핵심 동맹 업체로 만들었다. 미국은 네덜란드 정부를 압박해 2022년 ASML의 EUV 노광장비를 중국에 수출할 수 없게 했고 더 나아가 올해부터는 범용 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수출에도 제동을 걸었다.

베닝크 CEO는 미국의 취지에 동참하면서도 “미국이 중국을 압박할수록 중국은 생산 노력을 두 배로 늘릴 것”,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가 되레 중국이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를 성공적으로 개발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중국이 ASML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고객인 만큼 수출 통제로 인해 ASML의 성과가 압박받을 수 있다는 불만을 은연중에 드러낸 것으로 분석됐다.


우려는 현실로 다가왔다. 올해 ASML 1분기 매출은 지난해 4분기 대비 27% 줄었고, 같은 기간 순이익도 40% 급감했다. ASML은 올해 중국 매출의 15%가 수출 통제 조치의 영향권에 놓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ASML의 첨단 반도체장비를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베닝크 CEO는 지난달 반(反)이민 정책에 대한 비판 취지로 “네덜란드를 떠날 수 있다”며 네덜란드 정부·정치권을 향해 폭탄 발언을 하기도 했다. ‘베토벤 작전’이라고 불리는 예산 25억유로를 긴급 동원한 인프라 개선 대책을 부랴부랴 내놓은 이유다. 베닝크 CEO는 매니지먼트 스코프를 통해 공개된 퇴임 인터뷰에서 “ASML은 정말 네덜란드다운 회사였다”는 소회를 밝혔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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