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가는 ‘돈 나무’…캐시우드 ETF 올해만 3조원 순유출

4개월도 안 돼 총 운용자산 30% 감소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 패인 지적
우드 개인의 직관에 지나치게 의존적 비판도

'돈나무 언니'로 알려진 미국 투자가 캐시 우드가 이끄는 자산운용사 아크 인베스트먼트가 기록적인 자금 유출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아크 인베스트먼트에서 운용하는 6개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의 올해 순유출액은 22억달러(약 3조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1년간 전체 유출액(7억6000만달러)의 약 3배 수준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 한 해에만 200억달러가 순 유입됐던 것과 대조된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액티브 ETF는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수익을 올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운용전략을 펴는 펀드를 말한다. 아크 인베스트먼트의 액티브 ETF 총자산은 111억달러로 올해 들어 30% 폭락했다. 2021년 초 정점에 달했던 총자산(590억달러)과 비교하면 약 5분의 1 수준이다.

이 같은 캐시 우드 펀드 부진의 원인으로 펀드 자금이 소수의 주식에 과도하게 집중적으로 투자돼 있다는 점이 지목된다. 캐시 우드의 주력 펀드인 '아크 이노베이션 ETF'의 경우 7개의 주식이 포트폴리오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특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테슬라의 주가는 올해 들어 약 40% 급락했고, '유니티 소프트웨어' '로쿠'와 같은 상위 보유 주식도 각각 43%, 32% 떨어졌다. 아크 이노베이션 ETF 주가는 올해 들어 -16%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가 6% 상승한 것에 비하면 실질적인 손실은 더 크다는 평가다.

재무 컨설팅 업체 베타파이의 토드 로젠블루스 리서치 책임자는 "충성도가 높은 캐시 우드 펀드의 주주들은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며 "올해는 성장과 파괴적 기술 기업에 주목하는 아크 인베스트먼트 투자 스타일이 빛을 발하는 해가 돼야 하지만, 현재 아크 펀드들은 실적이 저조한 기업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자산운용업계에선 캐시 우드가 지나치게 자신의 직관과 본능에 의존해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며 "특히 아크 이노베이션 ETF의 경우 엔비디아 급등 직전인 2023년 1월 포지션을 매도하는 우를 범하며 투자자들의 광범위한 비판을 받았음에도 우드는 자신의 결정을 반복적으로 옹호했다"고 꼬집었다.

다만 오랫동안 가상화폐 투자를 지지해 온 우드의 전략은 성과를 거뒀다고 매체는 평가했다. 우드가 투자한 미국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 글로벌의 주가는 지난 1년간 4배가량 뛰었고, 비트코인 ??가격을 추종하는 아크 인베스트먼트의 새로운 패시브 ETF도 25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