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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상황 안정돼 브리핑 줄인다는 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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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는 23일부터 의료사태 관련 일일 브리핑을 중단한다.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관련 브리핑만 필요에 따라 열기로 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이 밝힌 중단 이유는 '상황 안정'이다. 그는 "최근 (비상진료체계) 통계 상황이 (전공의 이탈) 초기와 달리 숫자가 굉장히 안정적이고 변화가 없다. 매일 브리핑할 필요성이 떨어졌다"고 '마지막'이 된 22일 오전 브리핑을 끝내면서 중계카메라를 바라보며 사무적인 어조로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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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는 의대 증원 발표 직후인 2월8일부터 거의 매일 다양한 대책을 내놨다. 그중에도 변함없던 원칙은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기계적 행정처분, 2000명 절대 불변 두 가지였다. 그러나 주무부처로서 브리핑에서 반복하던 주장은 복지부 바깥의 결정으로 하루 만에 모래성처럼 허물어졌다.

"예외가 없을 것"이라고 강경했던 미복귀 전공의 면허정지는 지난달 24일 윤석열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유연한 처리 방안을 모색하라"고 지시하자마자 통째로 중단됐다. 2000명 증원도 복지부는 줄곧 "과학적 근거에 의한 숫자"고 강조하다가, 6개 국립대 총장들이 교육부 장관을 통해 제시한 '증원분 50~100% 내 자율 모집'이 19일 수용되자 바로 입을 다물었다. 복지부가 의료 소관부처로서 사태를 풀어나가기는커녕 눈에 힘을 주고 의사들을 쳐다보며 목소리만 높이다가 외풍에 주저앉은 꼴이 됐다. 그러니 브리핑의 권위도, 대책의 신뢰성도 땅에 떨어졌다.


의정갈등이 장기화하면서 복지부가 새로 꺼낼 카드도 소진되기는 했다. 언제부터인가 브리핑은 중환자실 입원환자 수, 응급실 운영현황 발표와 의료계에 던지는 '대화 요구' 메시지가 전부인 앵무새 낭독이 됐다. 박 차관은 브리핑 중단 이유를 "상황이 안정적이어서"라고 말했지만 기자에겐 "할 말이 없어서"라고 들리는 까닭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복지부가 국민에게 의료공백이 어떤 상황인지 알리지도 않겠다는 건 무책임한 일이다. 총리와 장차관들이 연일 민방위복을 입고 회의를 주재하는 건국 이래 최대 의료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데 입원환자 수 변동이 크지 않다고, 응급실 병상 축소가 없다고 해서 '상황이 안정적'이라고 판단하는 건 정부의 임무 방기이다. 복지부는 환자와 국민을 보호하고 의료계를 설득할 대책에 머리를 쥐어짜서 새롭게 할 말을 만들고 다시 마이크 앞에 서야 한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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