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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인가, 동물학대인가. '소싸움', 본격 조사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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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학대 논란에도 일부 지자체 매년 개최
문화재청 “학술 조사 통해 면밀히 따질 것”

두 마리의 소가 뿔 달린 머리를 맞대고 싸우는 ‘소싸움’이 전통문화라는 주장과 동물 학대라는 지적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소싸움이 무형유산으로서 가치가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가 이뤄진다.


21일 학계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최근 ‘소싸움 무형유산 기초 학술조사 용역’ 공고를 냈다.

해당 조사는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조사와 관련해 소싸움을 대상으로 추진할지 여부를 논의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조사를 시작한 날을 기준으로 210일간 이뤄지는 조사를 통해 민속놀이로서 소싸움이 갖는 의미와 역사를 되짚고, 전승 연혁과 변화 양상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2013년 전북 정읍시에서 열린 전국민속소싸움대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013년 전북 정읍시에서 열린 전국민속소싸움대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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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문화재청은 전문가 심의를 거쳐 국가무형문화재 신규 종목 지정을 위한 조사 대상에 소싸움을 포함했으나, 반대 의견에 이를 보류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이번 조사에서는 소싸움을 둘러싼 동물 학대, 사행성 논란 등도 살핀다는 방안이다.


또한 소싸움이 실제 국가무형문화재 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무형문화재는 여러 세대에 걸쳐 전승돼 온 무형의 문화적 유산으로 전통적 공연·예술, 공예나 미술 등에 관한 전통기술, 의식주 등 전통적 생활관습을 일컫는다.

국가무형문화재 지정·해제 사항을 논의하는 무형문화재위원회는 지난달 열린 회의에서 “소싸움과 관련해 문제의 소지가 있는 부분을 학술 조사를 거쳐 면밀히 따질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모은 바 있다.


현재 경북 청도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매년 민속 행사의 하나로 소싸움을 열고 있다. 소싸움은 ‘전통 소싸움 경기에 관한 법률’에 따라 10개 지자체(김해·의령·진주·창녕·창원·함안·청도·달성·완주·보은)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허가를 받아 개최할 수 있다. 다만 ‘싸움’이라는 단어가 주는 동물 학대 등 부정적인 느낌 때문에 2022년부터는 ‘소 힘겨루기 대회’로 명칭을 바꿨다.


국립민속박물관의 한국민속대백과사전은 “한국에서 약 2000년 전부터 소를 이용했고, 이때부터 소싸움도 자연스럽게 진행됐으리라 본다”며 “예부터 내려오는 전통 민속놀이”라고 규정한다. 지자체에서 소싸움을 합법적인 민속놀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다. 그러나 동물보호단체는 초식동물인 소에게 뱀탕·개소주 등 육식 보양식을 먹이고 혹독한 훈련과 싸움을 시키는 것 자체가 동물학대라고 주장하며 폐지를 요구해왔다.


녹색당 및 동물자유연대 관계자 등이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소싸움 폐지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녹색당 및 동물자유연대 관계자 등이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소싸움 폐지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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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이런 상황을 고려해 조사에서 다뤄야 할 과업 내용으로 ‘싸움소 선별·양육 및 싸움 연행 방식’을 거론하면서 동물 학대 양상을 포함할 것을 제시했다. 또 지역 주민이 실제 소싸움에 얼마나 참여하는지, 사람들이 소싸움 문화를 어떻게 즐기는지 분석하면서 사행성 정도를 함께 파악해달라고 요청했다.


입찰 절차 등을 조사 결과는 이르면 올해 말 혹은 내년 초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조사 추진 여부는 이후 정해질 전망이다.


한편 다음 달 17일 기존의 ‘문화재’ 대신 ‘국가유산’을 중심으로 한 법·행정 체제로 전환되면서, 무형문화재는 ‘무형유산’으로, 국가무형문화재는 ‘국가무형유산’으로 명칭이 변경된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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