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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초만에'...경제난에도 상원의원 월급 170% 올린 아르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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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의원 합심해서 월급 ‘셀프 인상’
시민들 “경제 최악인데…뻔뻔하다” 분노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에서 상원의원들이 자신들의 월급을 ‘셀프 인상’해 공분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 페르필 등은 “상원의원의 월급이 세후 170만 페소(263만원)에서 두 달 만에 450만페소(700만원) 수준으로 170% 인상됐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안건의 거수투표에 걸린 시간은 6초에 불과했고, 모든 절차는 50초 만에 끝났다.

해당 소식이 보도되자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카스타(기득권, 기성 정치인)는 원래 이렇게 행동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자유전진당(여당)의 7명 상원의원이 유일하게 반대했는데, 이들이 2025년 총선에서 역사적인 압승을 할 것”이라고 여당을 칭송했다.


월급 인상 보도 뒤 여당 자유전진당과 친여당인 제2야당 공화제안당(PRO)은 각각 소속 상원의원들이 거수투표에 손을 들지 않아 반대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에 여당 의원들도 표결에서 찬성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커졌다. 모든 정당은 이미 전날 상원의원 월급 인상안에 사전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길거리에서 잠을 자고 있는 노숙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길거리에서 잠을 자고 있는 노숙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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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여당인 자유전진당 에세키엘 아타우체 상원 원내대표는 TV 인터뷰에서 “이는 밀레이 대통령과 빅토리아 비야루엘 부통령이자 상원의장도 알고 있던 사실이었다”고 밝혔다. 즉, 여·야를 막론하고 상원의원들이 합심해 단 6초 만에 안건을 통과시킨 것이다. 또 안건이 통과된 후에 모든 정당이 관련 서류에 서명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일부 상원의원은 손을 들지 않았으나, 국회 규정상 거수투표의 경우 반대는 반드시 손을 들고 말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아무도 이의를 신청하지 않아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처리됐다. 몇몇 의원은 “지금 같은 경제 위기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라고 말했으나, 그 뒤 이들도 손을 들어 찬성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 퍼지자 급하게 말을 바꾸기도 했다.


야당 인사들은 불과 하루 전에 '대통령실 마누엘 아도르니 대변인이 차관보에서 차관으로 승진하면서 월급이 인상됐다'는 소식에 격하게 비판했으나, 이들도 월급 인상에 찬성한 것으로 드러나 역풍을 맞게 됐다.


이에 대부분의 시민은 “노사가 합의한 월급 인상 45%도 정부가 물가상승률보다 높다고 승인해주지 않았고, 은퇴자 연금은 고작 20%도 올려주지 않았다”면서 “상원의원들은 뻔뻔하게 월급을 그렇게 많이 인상하는지 모르겠다”고 분노를 쏟아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12월 ‘무정부 자본주의’를 표방하며 취임한 말레이 대통령의 예산 삭감 조치로 인해 4개월 만에 구매력이 감소하는 경제 위기를 맞고 있다. 연간 인플레이션은 288.9%로 세계 최고 수준이며, 지난 두 달간 누적 물가상승률은 26%이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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