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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산책]빛의 공간에서 돌아보는 '삶과 죽음의 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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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고 론디노네 개인전 '번 투 샤인'(Burn to shine)
9월 18일 까지, 강원도 원주 뮤지엄 산

"내 작업에서 돌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재료이자 상징이다. 나는 본다는 것이 물리적인 현상인지 혹은 형이상학적인 현상인지에 상관없이, 그것이 어떤 느낌이고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조각을 만든다."

백남준관_노란색과 빨간색 수도승 [사진제공 = 뮤지엄산]

백남준관_노란색과 빨간색 수도승 [사진제공 = 뮤지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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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 산은 스위스 출신 현대미술가 우고 론디노네(60)의 국내 최대 규모 개인전 '번 투 샤인'(Burn to Shine)을 개최한다.


작가의 대표작 '수녀와 수도승' 시리즈 조각부터 원주에 거주하는 어린이들(3~12세) 1000여 명과 협업한 2000여 장의 드로잉까지 40여 점을 전시하는 이번 전시는 지난 30여 년의 작품 활동을 통해 그가 끊임없이 성찰해 온 삶과 자연의 순환, 인간과 자연의 관계, 또 이를 통해 형성되는 인간 존재와 경험을 다룬다.

작가는 "도시의 소음 없이 매일 자연을 볼 수 있는 점에서 뮤지엄 산은 제 작품을 전시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장소였다"며 "안도 다다오가 건축한 이 미술관은 압도적이었고, 굉장히 강건하고 견조한 건축물 안에 작품을 전시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은 나에겐 도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시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은 영상 '번 투 샤인'(2022)이다. 작고한 연인 존 지오르노의 시 '빛나기 위해 타오르라'에서 영감을 얻었은 작품은 제목 그대로 '빛나기 위해서는 타올라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프랑스계 모로코인 안무가 푸아드 부수프와 협업한 영상은 2020년 여름 모로코 사막에서 나흘간 촬영한 것으로 아프리카 마그레브 지역의 전통 의식과 현대무용을 결합한 작품이다. 타악기 연주자 12명과 무용가 18명이 모닥불을 둘러싸고 춤추는 모습을 10여 분간 담았다.

매티턱 회화 시리즈와 말 시리즈가 전시되어 있다. [사진제공 = 뮤지엄 산]

매티턱 회화 시리즈와 말 시리즈가 전시되어 있다. [사진제공 = 뮤지엄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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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영상을 구상하고 제작했다. 이 기간 모두 다시 태어나지 않았나. 촬영은 매일 일몰 순간 시작해 일출 때까지 찍었다. 이를 통해 삶의 순환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매티턱' 회화 시리즈에서도 삶의 순환에 대한 작가의 주제의식이 이어진다. 시간과 공간 개념을 삶의 순환과 연결해 작업한 이 작품은 제목이 완성 날짜를 뜻하는데, 이미지를 통해 그 공간을 만들어냈다고 그는 설명했다. 최대한 단순한 방식으로 작업하면서 그는 스스로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백남준관의 수도승 조각은 원형 유리 천정에서 들어오는 빛과 함께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며, 야외 스톤가든의 청동 '수녀와 수도승' 조각 6점은 자연과 어우러져 새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작가는 수도승 연작에 대해 "돌은 내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재료이자 상징이다. 자연석을 아름다움과 사유의 대상으로 탐구하고 감상하려는 시도에서 출발했다"며 "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바깥세상과 내면세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매우 사적이며 명상적인 시각적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영상 '번 투 사인' 중 일출 장면. [사진제공 = 뮤지엄 산]

영상 '번 투 사인' 중 일출 장면. [사진제공 = 뮤지엄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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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산책]빛의 공간에서 돌아보는 '삶과 죽음의 순환' 원본보기 아이콘
영상 '번 투 사인' . [사진제공 = 뮤지엄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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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에 대한 사유는 원주 지역 어린이들과 협업한 드로잉 작품에서도 드러난다. 두 프로젝트 '너의 나이, 나의 나이, 그리고 태양의 나이'(2013-현재)와 '너의 나이, 나의 나이, 그리고 달의 나이'(2020-현재)는 태양과 달을 상징하며 화음과 불협화음으로 서로 조응한다. 아이처럼 쪼그려 앉은 자세로 바닥을 짚어야 내부로 들어갈 수 있게끔 전시장 벽면을 디자인한 부분도 인상적이다. 원주시의 5세부터 12세까지, 1000여 명의 어린이가 참여한 작품에서 어린이들이 그린 2000점의 드로잉은 전시가 끝난 후 작가에 의해 소장, 축적돼 더 진화할 예정이다.


작가는 "아이들이 곧 미래"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들과 협업하는 과정을 즐겼고, 아이들이 편하게 와서 함께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미술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전시는 9월 18일까지 진행된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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