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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 포트폴리오]⑤'중견 전문' VIG, 올해 첫 조단위 M&A 주인공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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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보고펀드로 출발…'중견기업 바이아웃' 전략 활용
블라인드 펀드 4호, 이스타항공·더스킨팩토리 등 사업성↑
프리드라이프 엑시트 진행 중…"1조대 몸값 기대"

편집자주올해로 제도 도입 20년째를 맞는 국내 사모펀드(PEF) 산업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PEF는 저평가된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해 가치를 올린 뒤 인수합병(M&A) 시장에 되팔아 수익을 올린다. 미래가치는 높지만 재무건전성이 악화한 기업들이 매물로 나오면 받아주기도 하고, 지배주주 리스크 등 지배구조가 약해진 기업에 대해선 적대적 M&A를 시도하기도 한다. PEF 산업 역사가 쌓이면서 국내 초대형 PEF가 보유한 포트폴리오 기업 수, 고용인원이 어지간한 대기업 집단을 훌쩍 넘어섰다. 기업 생태계가 정체하지 않도록 하는 메기 역할을 넘어 PEF 보유 기업의 실적이 우리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정도다. 아시아경제가 국내 대표 PEF들이 보유한 포트폴리오 기업의 성과와 실적을 분석해본다.

VIG파트너스(VIG)는 2005년 설립된 보고펀드가 모태다. 국내 1세대 토종 사모펀드 운용사로 활동하며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시장을 이끌었고, 2016년 사명을 바꿔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 투자전략의 핵심은 '중견기업 바이아웃'이다. 지배구조나 경영시스템에 한계가 있는 중견기업과 대기업 비핵심 계열사를 발굴·투자하고, 이후 기업가치를 실질적으로 증대시키는 전략이다. VIG는 금융과 소비재, 유통, 헬스케어 등 분야에서 두각을 보였지만, 특정 분야를 가리진 않는다. 지금까지 약 3조6000억원의 자금을 동양생명, BC카드, 노비타, 아이리버, 버거킹, 바디프랜드 등 총 27개 기업(24개 경영권 지분 인수 건 포함)에 투자해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현재는 소비재와 유통, 헬스케어, 라이프스타일 관련 회사 등을 투자·관리하고 있다.


[PE 포트폴리오]⑤'중견 전문' VIG, 올해 첫 조단위 M&A 주인공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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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G는 지난해 1월 국내 저가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을 품에 안았다. 2007년 설립된 이스타항공은 2009년 김포~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국제선 시장에 진출했다. 2017년 한국서비스품질지수 기준 LCC 부문 1위를 수상하는 등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과 함께 항공운항증명서(AOC) 효력이 중단되고 이듬해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구원투수로 나선 VIG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1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했다. 투입자금은 전부 VIG의 4호 블라인드 펀드(투자 대상을 사전에 특정하지 않는 펀드)에서 충당했다.

'코로나19에 휘청' 이스타항공 흑자전환 시동

VIG는 이스타항공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경영시스템을 선진화시켜 올해 흑자전환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경영 정상화의 일환으로 지난해 조중석 전 아시아나항공 전무가 이스타항공 대표로 취임했다. 조 대표는 아시아나항공에서 한국지역본부장을 역임했고, 에어부산 설립 과정에서 경영본부장을 맡는 등 관록의 항공산업 전문경영인이다.


경영 정상화 작업은 순항하고 있다. 회생절차를 졸업한 이스타항공은 VIG의 유상증자를 통해 완전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재무구조가 개선되면서 지난해 2월 AOC를 재발급받는 데 성공했다. 한 달 뒤엔 항공기 단 3대로 국내선 운항을 재개했다. 이후 항공기 대수를 늘려가며 같은 해 9월엔 김포~대만(송산)을 시작으로 국제선 재운항을 시작했고, 일본과 대만(타오위안), 태국, 베트남 등 10개 노선에 취항했다. 오는 19일부터는 상하이 노선 운항을 4년6개월 만에 재개할 예정이다. 오는 7월엔 인천~치앙마이, 인천~푸꾸옥에도 신규 취항할 계획이다.


[사진제공=이스타항공]

[사진제공=이스타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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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은 항공기를 추가 도입하면서도 수요가 몰리는 중·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재취항을 추진하는 전략을 취해 왔고, 운항 재개 약 1년 만에 누적 탑승객 300만명을 넘길 수 있었다. 국내 LCC 중 최단기 기록이다.

몸값이 1조5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평가되는 아시아나항공화물의 인수전에도 참전했다. 다른 국내 LCC 3곳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화물 인수를 위해 VIG는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때도 활용한 대형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하고 있고, 현재까지 5000억원가량의 자금이 모집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경쟁사와 달리 화물 AOC가 없는 점이 이스타항공의 최대 약점으로 꼽혔지만,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면허를 발급받으며 입찰 참여 요건을 갖추게 됐다.


더스킨팩토리 '쿤달', 해외 매출 늘리며 성장세

생활용품 브랜드 쿤달(KUNDAL)을 자회사로 둔 더스킨팩토리도 VIG의 포트폴리오에 담겨 있다. VIG는 2021년 더스킨팩토리 지분 100% 사들였다. 매매가는 1000억원 후반대로 알려졌다. 당시 VIG는 더스킨팩토리가 온라인 1등 사업자라는 점에 주목했다. 더스킨팩토리는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 위메프 출신인 김민웅·윤영민 공동대표가 2016년 설립한 회사다. 제품 브랜드인 쿤달은 2017년 이후 국내 최대 이커머스 업체인 쿠팡의 헤어, 샴푸, 트리트먼트 부문에서 판매량 1위를 달성한 뒤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온라인 중심의 판매전략을 통해 더스킨팩토리는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 등이 장악한 국내 생활용품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2022년과 지난해엔 연달아 900억원 이상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더스킨팩토리의 지난해 매출액은 1150억원, 영업이익은 112억원이다. 인수한 첫해인 2021년 매출액 831억원 대비 38%가량 성장한 것이다.


현재 샴푸와 트리트먼트, 바디워시, 디퓨저, 핸드크림 등 다양한 제품군이 쿤달 브랜드를 달고 국내와 일본·동남아시아·미국·유럽 등 해외에서 판매되고 있다. 비슷한 업종의 기업을 인수해 시너지를 높이고 산업의 가치도 높이는 볼트온(Bolt on) 전략에 따라, 지난해엔 에이빌코리아의 지분 100%를 인수해 글로벌 유통망을 확대했다. 에이빌코리아는 '욕세럼'으로 유명한 해외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네시픽의 운영사다. 10여개국가의 다양한 온라인 채널은 쿤달 브랜드의 글로벌 확장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1위 상조사' 프리드라이프, 인수 4년 만에 엑시트 준비

국내 1위 상조사 프리드라이프의 매각 작업도 관심사다. VIG는 2016년 좋은상조에 투자하며 상조업에 뛰어들었고, 이후 금강문화허브와 모던종합상조를 추가로 인수했다. 이 회사들은 2020년 인수한 프리드라이프에 합병됐다. VIG가 프리드라이프에 투자한 금액은 누적 약 3000억~40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프리드라이프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2295억원, 영업이익은 약 2.5배 늘어난 757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은 금융수익 증대 효과에 힘입어 전년 대비 2배인 33%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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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G는 지난해 3분기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과 베인캐피탈이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힌다. M&A 업계는 프리드라이프의 몸값을 1조원 이상으로 점친다. 시장은 프리드라이프의 선수금(상조서비스 고객으로부터 받는 돈) 규모에 주목한다. 상조회사의 기업가치와 현금 창출 능력은 선수금에 달려있다. 프리드라이프는 업계 최초로 선수금 2조원을 넘긴 회사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보유 회원은 약 200만명, 선수금은 2조1000억원이었다. 선수금 중에선 1조5000억원가량이 투자자산으로 운용되고 있다. 운용자산 약 75%는 안전자산인 채권에, 25%는 예·적금과 주식, 대체투자 등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된다. 포트폴리오 구성 및 연간 자산 배분 전략에 따라 목표수익률을 조정하는데, 평균 운용수익률은 약 5% 수준이다. VIG는 효율적인 자산운용을 위해 2020년 프리드라이프 내에 업계 최초로 자산운용 본부를 설치했고, 자산운용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전문성을 강화해 왔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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