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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잡는 인터넷방송…가이드라인 무용지물, 법안은 폐기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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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부르는 일명 ‘엑셀 방송’
방통위 지침 무용지물…법적 강제성 없어
규제 강화 법안은 국회 소관위 계류

유료 아이템 후원을 부추기기 위한 자극적인 인터넷방송이 활개를 치면서 사건·사고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 가이드라인은 존재하나 법적 강제성은 없어 무용지물이 된 상태다. 국회에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이 제출돼있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아프리카TV에서 일명 '엑셀방송'이 진행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아프리카tv 캡처]

아프리카TV에서 일명 '엑셀방송'이 진행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아프리카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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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경찰에 따르면 인터넷방송 후원을 위해 무리한 빚을 내다 극단적 선택을 한 30대 남성 A씨 유족은 BJ와 방송 관계자를 사기죄로 지난해 11월 서초경찰서에 고소했다. 이 사건은 현재 방배경찰서로 이첩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A씨는 이른바 ‘큰손(거액 후원자)’으로 유명했지만 실상 평범한 회사원이었고, 자신이 좋아하는 BJ가 퇴출당하는 것을 막으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방송은 일명 '엑셀 방송’으로 게스트 BJ들이 실시간으로 받는 후원금을 공개해 더 많은 후원금을 받아내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구조에서 후원 순위가 낮은 BJ는 방송에서 퇴출된다. 아프리카TV는 후원금 한도가 있지만 아이디를 여러 개 쓰거나 대리결제 업체를 이용하면 막을 방법이 없다.


엑셀방송은 각종 사건·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6월엔 BJ 임모씨가 생방송 중 극단적 시도를 했고, 119 구급대가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숨졌다. 당시 임씨는 음주 엑셀방송을 진행하다가 다른 BJ들과 다툼이 벌어졌다. 당시 방송은 시청자가 후원금 5만원을 내면 BJ가 술을 마시는 규칙이 있었고, 후원금을 많이 받은 BJ가 높은 서열을 차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임씨는 모욕과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말과 행동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가 진행되고 있다.[사진=윤동주 기자]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가 진행되고 있다.[사진=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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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는 2018년 인터넷 개인방송 유료 후원 아이템의 결제액 한도를 이용자당 1일 100만원 이하로 제한해야 하며 한도를 초과해 충전이나 선물이 진행되지 않도록 기술적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침을 마련했다. 또한 미성년자에게 유료후원 아이템을 결제할 수 있도록 한 경우 법정대리인 동의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아울러 인터넷개인방송 서비스 시스템 내에서 이용자 간 또는 이용자와 진행자 간 유료후원 아이템의 사적 거래 및 도용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자사로부터 충전한 아이템으로만 선물할 수 있도록 조처해야 한다. 그러나 법적 강제성이 없는 데다 대리결제·우회결제 등이 가능하다. 과도한 결제를 부추기기 위한 자극적인 콘텐츠가 난무하는 이유다.


국회에는 규제 법안이 발의돼있지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2021년 3월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터넷개인방송 사업자를 특수유형부가통신사업자의 유형으로 분류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개인방송 사업자에게 불법적 금전거래를 방지하도록 하고, 청소년 보호를 위한 조치 의무를 부과하는 등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명시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건전한 인터넷개인방송의 이용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취지지만 논의에는 진전이 없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통상 가족, 직장, 친구 등 사회와의 연결고리가 단절되면서 인터넷방송에 과몰입하는 경향이 발생한다. 대리, 우회 후원 등에 대한 적절한 통제가 없다는 것 역시 문제”라며 "사회적 유대 및 규제 부족으로 인한 한국 사회의 왜곡된 단면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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