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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권 금세 동난다' 캠퍼스 인기 '천원학식'…"집밥처럼 든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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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대학 186곳으로 확대
물가 상승 부담은 학교 몫

새 학기를 맞아 한국외국어대학교 학생 식당을 찾는 학생들의 발길이 아침마다 길게 늘어서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가 지원 중인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새롭게 참여하면서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시행 첫 주엔 식권 200장이 20분 만에 동나기도 했다.


박미정씨(23·국제학부)는 “올해부터 우리 학교도 천원의 아침밥을 시작한다는 걸 보고 개강했을 때부터 와서 먹고 있다”며 “자취하면 밥을 잘 챙겨 먹기 어려운데 여기 오면 집밥을 먹는 것 같고 메뉴도 다양해서 좋다”고 말했다. 김형준씨(20·독일어교육과)도 “평소에 4000원, 5000원짜리 학식을 자주 먹는데 1000원짜리 학식이라고 해서 더 열심히 먹고 있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챙겨 먹고 싶다”고 했다.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 학생식당에서 학생들이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한국외대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운영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 대상으로 올해 처음으로 선정됐다. 시행 첫 날부터 20분 만에 식권 200장이 다 팔릴 정도로 학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사진제공=한국외대]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 학생식당에서 학생들이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한국외대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운영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 대상으로 올해 처음으로 선정됐다. 시행 첫 날부터 20분 만에 식권 200장이 다 팔릴 정도로 학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사진제공=한국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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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가 올해부터 ‘천원의 아침밥’ 지원을 대폭 늘리며 더 많은 학생이 부담 없이 아침을 먹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물가나 인건비 상승의 부담은 여전히 학교가 부담해야 해 사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18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부터 ‘천원의 아침밥’의 지원 단가를 한 끼에 1000원에서 2000원으로 늘리고, 참여대학 144개교에서 186개교로 확대했다. ‘천원의 아침밥’은 아침 식사 결식률이 59%(2022년 기준)로 높은 청년층(대학생)에게 건강한 아침밥을 1000원에 제공하는 사업이다. 농식품부가 2023년 140개교의 5711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이 사업을 통해 ‘아침밥의 중요성을 느꼈다’는 응답자 비율이 90.4%, ‘건강한 식습관에 도움이 되었다’는 응답이 90.5%로 드러났다.


지난해 2학기에 이어 올해도 농식품부로부터 ‘천원의 아침밥’ 지원을 받는 명지대 학생 식당도 오전 8시부터 학생들로 붐볐다. 서지하씨(22·중어중문학과)는 “원래는 아침에 빵 하나 먹거나 콘수프 같은 걸로 때웠는데, 여기는 호텔 조식처럼 잘 나와 아침을 든든히 챙겨 먹고 점심 가볍게 먹는 편”이라고 말했다.

학생 식당에서 만난 직원 김모씨는 “인건비도 비싸지고 물가가 많이 올라서 넉넉한 사정은 아니지만, 올해 지원금이 1000원씩 늘어나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명지대 관계자는 “늘어난 지원금만큼 학식 구성 단가를 올려 양질의 음식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하루에 130명까지 먹을 수 있도록 하는데, 예상 인원보다 많은 날에는 기부금을 포함한 학교 재원으로 충당해서 못 먹는 학생들이 없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명지대학교 학생회관 식당의 '천원의 아침밥' 식권(왼쪽)과 지난 15일 아침 식사. 농림축식품부의 지원 취지에 '쌀소비 촉진'이 있어 쌀이 들어간 음식이 포함돼야 한다. 이날은 죽, 샐러드, 계란, 소세지, 오렌지 등이 아침 식사로 제공됐다.[사진=심성아 기자]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명지대학교 학생회관 식당의 '천원의 아침밥' 식권(왼쪽)과 지난 15일 아침 식사. 농림축식품부의 지원 취지에 '쌀소비 촉진'이 있어 쌀이 들어간 음식이 포함돼야 한다. 이날은 죽, 샐러드, 계란, 소세지, 오렌지 등이 아침 식사로 제공됐다.[사진=심성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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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 지원금에 의존해 사업을 진행하는 학교들은 여전히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천원의 아침밥’ 한 끼 식사 단가를 5000원으로 가정하면, 농식품부 2000원에 학생 1000원, 나머지는 지자체(서울시의 경우 1000원)와 학교가 부담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사업 기간 중 재료비나 인건비가 오르게 되면 그 부담이 학교나 학생에게 전가될 수 있는 셈이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이것도 빈익빈 부익부”라며 운을 뗐다. 이 관계자는 "정부 지원금과 학생 부담금은 고정된 상태로 학교가 분담하는 금액은 물가나 인건비 등으로 변동의 여지가 있어 이를 오롯이 학교가 부담해야 하는 구조”라며 “수익 사업의 일환이 아니라 학생 복지 차원에서 운영하는 사업이다 보니 우스갯소리로 ‘팔수록 적자’라는 말이 나온다”고 걱정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정부 지원이 일회성일 경우 사업을 지속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이를 대비해 학교 내부에서도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해 사업에 새로 참여한 숭실대학교도 비슷한 걱정을 내비쳤다. 숭실대 관계자는 “그동안 내부 협의에 문제가 있어 진행하지 못했다가 총학생회와 학생들의 요구가 많아서 어렵게 시작할 수 있었다”며 “만약 정부 지원이 줄어드는 일이 생기면 학교 자체 재정으로만 진행하기엔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재정 여건이 어려운 학교들과 자립도가 낮은 학교들도 참여해 더 많은 학생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지원 단가를 올렸다”며 “아직 내년 예산이 확정되지 않았으나 이 사업은 안정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도 “현장 반응이 워낙 좋은 사업이기 때문에 예산을 강하게 요구하겠으나, 예산과에서 세수 문제나 대학 수요조사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은 내년 시행 가능성에 대해 답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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