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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내부, 송영길 '셀프 출두쇼'에 냉소… "과거 운동권 폐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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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잇따른 검찰 자진 출두를 두고 검찰 내부 등 법조계에서 냉소가 나오고 있다.


우선, 돈 봉투 의혹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윤관석, 이성만 무소속 의원의 체포동의안 설명을 위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로부터 사건 내용을 보고 받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송 전 대표의 2차 자진 출두 당일인 7일 송 전 대표에게 "마음이 다급하시더라도 절차에 따라 수사에 잘 응하면 될 것 같다"며 "이것저것 갖다 끌어 붙이실 게 아니라 절차에 따라 다른 분들과 똑같이 대응하시면 될 문제"라고 말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송영길 전 대표가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지 못한 채 검찰 청사를 나선 뒤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송영길 전 대표가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지 못한 채 검찰 청사를 나선 뒤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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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중앙지검 A부장검사는 "(송 전 대표가) 오는 걸 검찰이 막을 수는 없지만, 많이 조급해 보이는 것 같다"며 "수사에 단계가 있는 것인데, 과정을 건너뛰고 원한다고 해서 먼저 조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B검사도 "고소·고발인이 검찰에 찾아와 빨리 조사를 해달라고 재촉하는 경우는 있지만, 수사 대상자가 조사해달라고 몇 번씩 찾아오는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검찰 바깥의 반응도 비슷했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본인이 무고하다는 제스처를 취하고 싶어서 쇼하는 건데 과연 국민 눈에 그렇게 비칠지 의문"이라며 "오히려 조급함의 발로로 비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진짜 본인이 떳떳하다면 그냥 가만히 있다가 검찰이 나오라고 하면 나와서 얘기하면 된다"며 "부르지도 않는데 두 번씩이나 가서 마치 검찰이 조사를 거부하는 것 같은 모양새를 만드는 게 지지자들에게는 좋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일반 국민 눈에는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으로 비쳐질 것 같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가 전날 정당 내부 선거에서 발생한 금품수수가 중대한 범죄가 아니라는 식으로 발언한 데 대해 이 변호사는 "준법의식이 없는 것"이라며 "당내 경선이든 일반 선거든 돈으로 표를 사는 건 민주주의 국가에서 그것처럼 중한 죄가 어디 있느냐. 그건 우리 민주주의 국가의 기반을 흔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생각이야말로 민주적 절차를 약간 우습게 보는,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절차나 방법을 중시하지 않는 과거 운동권적인 폐습"이라며 "민주주의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한 제도인데, 이를 무시한 것으로 민주적 소양이 부족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전 대표가 두 번이나 검찰에 출두한 배경으론 "구속을 피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응할 제스처를 취하면서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없다는 인식을 심고, 정치적으론 검찰로부터 탄압받는 모양새를 만들려 했다는 것이다.


특수수사 경험이 많은 한 검사는 "수사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조사를 받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굳이 저렇게 하는 건 나중에 혹시 본인에 대한 신병처리 문제가 생겼을 때 '나는 검찰에 나가서 성실히 조사에 임하려고 했다'는 식의 주장을 하기 위해서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검사는 "송 전 대표가 나타난 시점을 보면 속내가 보인다"고 말했다. 이 검사는 "송 전 대표는 프랑스 파리에서 지난 4월24일 귀국해 지난달 2일 처음 검찰에 자진 출두했다. 검찰이 돈 봉투 의혹을 어떻게 수사하고 있는지 분위기를 염탐하기 위해 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자진 출두일인 7일은 검찰이 국회사무처를 압수수색한 뒤 돈 봉투 수수 의원 특정이 가시화되는 시점이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송 전 대표의 자진 출두는 86세대 운동권 출신답게 검찰에 맞서는 투사의 느낌을 내려는 정치쇼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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