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장고 끝에 악수'…이래경 논란, 이재명이 잃은 '3가지'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이래경 혁신위원장 인선 후폭풍
혁신 능력과 진정성, 비전 등 의구심
새 혁신위원장 인선 실패시 리더십 치명타

장고(長考) 끝에 악수(惡手).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반인에게 생소한 이래경 다른 백 년 명예 이사장을 혁신기구 수장으로 임명한 뒤 ‘천안함 자폭 발언’ 논란 등으로 자진해서 사퇴한 일련의 상황을 두고서 가장 많이 언급된 평가 가운데 하나다. 인사 참사로 평가받는 이번 논란으로 인해 이 대표는 상당한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논란으로 이 대표는 내년 총선 승리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고, 당내 통합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민주당은 7일 종일 이 이사장 인선 논란으로 벌집을 쑤신 듯 소란스러웠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이 대표의 퇴진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표출되면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AD
원본보기 아이콘

이 대표 측도 이번 논란에 대한 책임을 통감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가 권한을 가진 만큼 내부 논의를 충분히 했든 안 했든, 충분히 다 논의하고 하는 일"이라며 "결과에 대해서는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 당 대표가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결과적으로 이런 상황이 돼서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조금 더 차분하고 진중하게 잘 준비해야 하는데 그렇게 진행되지 못해서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이번 혁신기구 수장 임명은 이 대표로서는 국면을 대폭 바꿀 수 있는 카드로 여겨졌다. 박광온 원내대표가 신임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된 뒤 민주당은 ‘돈 봉투 전당대회’ 논란 등에 대응하기 위해 쇄신 의총을 준비했다. 하지만 지난달 14일 쇄신 의총을 앞두고 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코인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쇄신 의총은 지도부 성토대회가 됐다. 당시 지도부에서는 일종의 정국 타개책의 일환으로 당내 혁신기구를 새롭게 만드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돌파구는 결국 자충수로 돌아온 상황이다. 혁신기구 설립 약속 후 약 3주 만에 이 대표는 이 이사장을 혁신기구 수장으로 전격으로 발표했지만, 과거 ‘천안함 자폭’, ‘코로나 발원지는 미국을 향하고 있다’ 등 이 이사장의 발언이 논란이 이어지며 임명 발표 9시간 만에 자진해서 사퇴했다.


이재명이 읽은 첫 번째…혁신 주도권

정치권에서는 이번 논란으로 인해 이 대표가 당내 혁신 등을 주도할 능력을 잃을 가능성을 지적한다. 이 대표가 일련의 사태를 돌파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혁신위도 처음부터 이렇게 돼서 권위가 제대로 리더십이 발휘되겠냐"고 지적했다. 당 대표자로부터 전권을 부여받은 혁신위는 결국 당 대표의 정치적 리더십에 의지하게 되는데, 일련의 논란 속에 이 대표로서는 당 안팎에 반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퇴진 필요성을 제기했던 이 의원은 인선 논란과 관련해 "대표한테 책임이 크고 책임을 지게 하려고 사퇴하라는 뜻이 아니라, 이미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란 결함을 안고 출발을 했고 그 이후 돈 봉투 사건이나 또 최측근 김남국 의원 코인 건에서도 매우 부적절한 대응을 한 그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이 이사장 인선과 관련해 "아무리 혁신위를 구성한다고 할지라도 지금 이번에 드러났듯이 자기 쪽에 기운 사랑을 (인선)하지 않겠냐"며 "그렇게 되면 혁신이 되겠냐. 자기 친정 체제의 강화"라고 비판했다. 이 이사장 임명 논란으로 이미 이 대표의 신뢰 자산을 잃었다는 것이다.


이재명이 잃은 두 번째… 의구심이 커진 혁신의 진정성

혁신 기구와 관련된 진정성과 인선에 대한 의문도 커졌다. 이 대표가 자신에게 우호적이었던 이 이사장을 임명했다는 것은 결국 당을 향한 혁신의 칼이 겨눈 방향에서 이 대표는 예외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의원은 "진정으로 사실 당을 혁신하고 본인이 사심을 버렸다고 한다면 선당후사의 정신이라고 한다면 자신에게도 칼날을 겨눌 수 있는 그런 인물을 사실은 혁신위원장이든 비대위원장이든 내세웠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앞으로 이 대표는 후임 인선에서 다른 카드를 선보여야 한다. 최소한 이 대표를 견제하고, 친명으로 불리는 주류와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혁신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누가 이 역할을 맡느냐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 논란의 배경 이면에는 인력난을 언급했다. 민주당의 구원투수로 추천을 받은 이는 많았지만, 대부분 고사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 이사장의 논란을 거치면서 인물란은 한층 더 심화할 가능성도 커졌다. 더욱이 강성 지지층 문제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내몰렸던 민주당으로서는 이 대표에 칼을 겨누는 혁신위원장의 정치적 공간이 허락될지도 의문이다.


이재명이 잃은 세 번째 …내년 총선 승리 비전

더 큰 문제는 이번 인선에서 드러난 이 대표의 인식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내년 총선을 위해서 중도화 전략 등이 해법으로 제시되어 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대표가 이 이사장을 통해 꺼낸 카드는 지지층 결집이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혁신위원장을 인선한 것을 보면 이 대표는 이재명의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팬덤 지지층의 방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혁신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이렇게 되면 강성지지층의 지지는 더 강화될 수 있지만 국민들 일반 여론, 중도층, 조금 더 넓은 국민들의 지지 이거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장고 끝에 악수'…이래경 논란, 이재명이 잃은 '3가지' 원본보기 아이콘

김 의원은 "이 대표가 정말 심각한 결단을 해야 한다. 지금 사실 혁신위를 얘기한 것은 ‘이재명 대표 체제를 그대로 두고도 우리가 변화할 수 있는 길이 있다’라고 기대를 하고 혁신위를 검토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거기에 부합하게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만약에 계속 강성 지지층하고만 같이 가겠다, 국민 여론과 민심, 중도층 확장 이런 것들은 뭐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민주당 내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봉신 메타보이스 대표는 "이번 인사 논란은 이 대표의 리더십 위기를 드러냈다"며 "민주당 내 진짜 혁신의 필요성을 증명한 9시간 혁신위원장이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향후 파장과 관련해 "다음 혁신위원장 인선이 관건이 될 것"이라며 "이번에 당내 쇄신 의지를 보여줄 기회를 잃었는데, 다음번에는 그렇게 보일 수 있는 카드를 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해외이슈

  •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