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자에 후원금 요청…기소 당일 52억원 모금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형사기소된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하루 사이 400만달러(약 52억원)에 이르는 정치 후원금을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 대선캠프는 이 같은 내용을 밝히고 "엄청난 풀뿌리 모금 성과"라고 자평했다. 특히 캠프 측은 이날 모금액의 25% 이상이 과거 트럼프 대통령에게 기부한 적 없는 '첫 후원자'로 파악됐다며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선두를 달린다는 점이 명확히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전날 뉴욕 맨해튼 대배심은 전직 포르노 배우에게 성추문 입막음을 위해 돈을 지급하고 관련 회사 문건을 조작한 혐의 등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가 결정되자마자 정치적 의도를 주장하며 지지자들에게 후원 요청 이메일을 보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메일에서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방 검사의 마녀사냥이 거대한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며 "정치적 아웃사이더로 대선에 출마한 이후 부패한 지배계층이 우리의 '아메리카 퍼스트' 운동을 저지하려 해왔다"고 말했다.

전·현직 미국 대통령의 형사 기소는 미국 역사상 처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월 1일 법정에 처음으로 출석할 전망이다. 판사 앞에 서서 자신의 혐의를 통지받고, 혐의에 대해 유무죄 주장을 밝히는 '기소인부절차'를 위해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은 이날 출석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갑은 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동 전 다른 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머그샷(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을 촬영하고 지문 채취를 거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주 법에 따라 '머그샷'은 공개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