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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디지털족에 묻다]①한국 주식 저평가…36% "가치주 늘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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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디지털 고액자산가 624명 설문조사
올해도 ‘박스피’ 전망…“코스피 2400~2600” 42.8%

[부자 디지털족에 묻다]①한국 주식 저평가…36% "가치주 늘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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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거주하는 50대 고액자산가 한세진씨는 매일 아침 '버추얼 애널리스트(애널리스트의 모습과 음성 등을 인공지능(AI) 기술로 학습시켜 만든 가상인간)'의 증권 시황을 듣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투자 관련 고민이 생기면 디지털 고객 전담 서비스인 '디지털PB(프라이빗뱅커) 상담'으로 해결한다. 그가 운용하는 자금은 10억원가량이다. 투자 포트폴리오는 다양하다. 주식뿐만 아니라 해외주식, 채권 등 다양하게 분산투자를 한다.


그의 투자는 엄지손가락 끝에서 결정이 난다. 지점을 방문하지 않는다. 올해 그가 기대하는 예상 투자수익률은 10% 수준이다. 지난해 시장이 좋지 않을 때도 5%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현재 한국 주식의 저평가 매력이 높다고 판단한 그는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지수가 빠질 때마다 '줍줍(줍고 줍는다)'하고 있다. 다만 미국 금융권 혼란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자산 리밸런싱(일정 주기로 금융자산에 대한 재무 상태표를 작성하고 투자처를 재조정하는 것)을 진행 중이다.

온라인으로 1억원 이상 투자하는 '부자 디지털족'

엄지손가락만으로 투자를 행하는 고액자산가, 일명 '디지털 부유층(고액자산가+엄지족)'이 투자 시장의 새로운 주요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시아경제가 최근 삼성증권에 의뢰해 디지털 부유층 6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의 평균적인 모습은 2022년 기준으로 서울에 거주하는 54세 남성이며, 평균 투자 자산은 4억2000만원이었다. 이들의 자산 규모는 1억~10억(283명, 45.4%), 100억원 이상(127명, 20.4%), 10억~30억원(116명, 18.6%), 30억~100억(98명, 15.7%) 순으로 분포돼 있다. 연령대는 50대(230명, 36.9%), 60대(226명, 36.4%)가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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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한세진씨와 같은 '부자 디지털족'은 어떤 투자전략을 펼치고 있을까. 설문조사 결과 이들은 현재 시점에서 투자 전략은 보수적으로 선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경제가 올 초 진행한 고액자산가 657명 대상의 설문조사에서는 10명 중 6명이 국내외 주식형 자산의 투자 비중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의 연쇄 파산 사태로 시장이 출렁이면서 보수적으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디지털 부유층의 49%(306명)는 국내외 주식형 자산의 투자 비중을 늘리거나 신규 투자 계획이 있다고 밝혔으나, 51%(318명)는 그렇지 않다라고 답했다.


한국 주식 매력적…국내외 채권도 관심

다만 올해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고자 하는 국가로 과반 가까이 한국(306명 중 143명, 46.7%)을 꼽았다. 저평가 매력이 높다고 본 것이다. 한국 다음으로는 해외 투자의 90% 이상이 집중되는 미국(95명, 31%)이 꼽혔다.

자산 증식의 가장 효과적인 투자 수단으로도 주식을 꼽았다. 31.7%(198명)가 국내외 주식형 자산을 자산 증식의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봤다. 다음으로 27.4%(171명)가 국내외 채권형 선택했다. 지난해 고액자산가들이 채권으로 몰렸는데 올해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가격이 떨어진 부동산과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금도 15.7%(98명)가 매력적으로 봤다.


한국 증시가 저평가 상태라고 봤지만 올해 지수는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42.8%(267명)가 코스피 상단을 2600까지로 예상했다. 이들은 코스피가 2400~2600에 머물 것으로 봤다. 27.7%(173명)는 2200~2400의 박스권을 전망했다. 2600~2800으로 본 비율은 17.3%(108명)로 집계됐다. 증시 하단은 비교적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2000 미만은 1.6%(10명)에 불과했다. 2000에서 2200까지도 5.4%(34명)에 그쳤다.


경기 침체 우려로 답답한 증시가 변동성만 커진 요즘 이들은 어떻게 수익률을 올릴 계획일까. 답은 가치주와 성장주다. 투자 비중을 늘리려는 종목으로는 투자 계획이 있다고 답변한 306명 중 113명(36.9%)이 가치주, 98명(32%)이 성장주를 꼽았다. 성장주는 지난해부터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과도하게 떨어진 측면이 있다. 가치주는 경기 침체기에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어 인기다. 꼬박꼬박 배당금을 챙길 수 있는 배당주(81명, 26.5%)도 3위에 올랐다.


채권이 유망하다고 본 고액자산가는 회사채와 국채에 관심을 보였다. 채권 투자 계획이 있다고 답변한 334명을 기준으로 26%(87명)가 국내 고금리 회사채 투자 비중을 늘리겠다고 답했다. 22.5%(75명)는 국채를 택했다. 다음으로는 20.7%(69명)가 공사채와 지방채를 꼽았다.


올해 투자에 영향이 미칠 이슈는 여전히 주요국의 금리를 1순위(216명, 34.6%)로 꼽았다. 이어 고물가 부담도 여전했다. 인플레이션 지속이 31.1%(194명)로 2위에 올랐다. 11.9%(74명)는 기업 유동성 위험을 꼽았다.


이들은 시장 전망을 낙관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그러나 올해 투자 기대수익률은 무려 32.5%(203명)가 10~15%를 제시했다. 다음으로 19.7%(123명)가 5~10%를 기대했다. 이어 19.6%(122명)가 15~30%를 꼽았다. 3% 미만으로 기대하는 이들은 30명(4.8%)에 불과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요국 증시의 약세가 이어지면서 고액자산가들은 저가 매수를 노리는 이른바 'BTS(Buy The Sinking spell·시장이 흔들릴 때 저점 매수)'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증시 변동성이 큰 금리 인상기에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이유는 장기 투자에 대한 믿음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긴축이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금융시장에 변곡점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데, 낙폭이 컸던 업종을 중심으로 변곡점을 투자 기회로 노려볼 만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4월에 시장이 부침을 겪을 때 반도체, 자동차, 소프트웨어 대표주를 압축해 대응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일시적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국내 증시 전문가들 역시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단기적으로는 금융시장 안정, 중기적으로는 물가 안정이 최우선 과제임을 암시했다"라며 "신용경색이 부각될 경우 Fed가 유연한 정책 기조 가능성을 열어둔 점을 감안하면 증시 하단은 점차 견고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 후퇴 등은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라면서도 "중국 경기 회복, 반도체 업황 저점 통과 등이 예상됨에 따라 조정 때 비중확대 전략은 유효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정·정책 동력이 유입되고 있고, 내년 이익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는 반도체·인터넷·2차전지·전기차·신재생에너지·방산 등을 유망하게 본다"며 "현재 가격대보다 좀 더 싸게 저점 매수할 기회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 본부장 역시 "올해 하반기에 경기 바닥 기대 심리가 부각될 수 있다"며 반도체 등 기술주 중심으로 미리 매수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은행권 위기로 대출 여력이 많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금 확보가 용이한 우량 기업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며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정보기술(IT)주와 음식료, 통신 등 방어주를 동시에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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