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시다, 젤렌스키에 '밥주걱' 선물 …"부끄럽다" 비판

日 문화선 행운·부적 등 의미 담겨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 '밥주걱'을 선물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일본내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일본 매체 '제이캐스트' 등에 따르면 이날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기시다 총리가 키이우 방문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샤모지(밥주걱)'를 선물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가 선물한 밥주걱은 히로시마에서 제작됐다고 한다. 길이는 약 50㎝에 달하며, 기시다 총리의 서명과 함께 '필승'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좌)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일본에서 주걱은 밥을 퍼담듯이 행운과 복을 가져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1904년 벌어진 러일전쟁 당시 일제 해군 수병들이 행운의 부적 삼아 몸에 지녔던 게 밥주걱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부 일본 누리꾼들은 "부끄러운 선물"이라며 총리를 비판하고 나섰다. "전쟁 중인 나라에 너무 가벼운 선물 아니냐", "쓸데없는 선물", "일본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황당하게 받아들였을 것" 등의 반응이다.

한편, 기시다 총리는 지난 21일 키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해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일본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상회담 이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총리는 "일본은 평화가 회복될 때까지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이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통해 살상 능력이 없는 장비 3000만달러(약 387억원), 에너지 분야 등 4억7000만달러(약 6072억원) 등을 무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달 20일 55억달러(약 7조1000억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