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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가르드 ECB 총재 "임금發 인플레이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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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에도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임금발(發) 인플레이션'을 경고하고 나섰다. 2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미 연방준비제도(Fed)에 앞서 SVB 붕괴에도 긴축 기조를 꺾지 않은 ECB가 다음 통화정책 회의에서도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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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근원 인플레이션이 하락 추세로 접어들었다는 어떤 명백한 증거도 보이지 않는다"며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고 불확실성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ECB의 최근 금리인상이 이제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며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는 신호는 수요를 둔화시키기 위해 금리를 충분히 제한적인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라가르드 총재가 언급한 대로 유럽 물가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2월 유로존의 식료품·에너지 제외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5.6%로 전월(5.3%) 보다 확대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오름폭이 커졌다는 건 앞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더 확대될 수 있음을 뜻한다. 이는 ECB가 지난 16일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SVB 파산 여파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상키로 한 배경이 됐다.


라가르드 총재는 특히 기업과 근로자의 힘겨루기가 향후 추가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근로자와 기업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손실을 공정하게 분담해야 한다"며 "이는 임금, 물가 압력을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둘 다 일방적으로 손실을 최소화하려고 한다면 기업 이익과 임금, 물가가 모두 동시에 상승할 수 있다"며 "팃포탯(tit-for-tat·'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 역학관계로 인한 리스크가 높아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해선 불확실성이 큰 만큼 '데이터'에 의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지표에 기반을 둬야 한다는 사실이 중요해진다"며 "금리를 추가로 올린다거나 금리인상이 끝났다고 약속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ECB는 오는 5월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IB)인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정책·전략 헤드는 이와 관련해 "라가라드 총재의 발언은 최근 은행권의 혼란이 (ECB의) 금리인상 계획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란 (그의) 확신이 보다 강해졌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유럽 내에서도 ECB가 당분간 긴축 기조를 지속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요하임 나겔 독일 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영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유로존 통화당국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인상을 완강히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SVB 파산 이후 위기에 빠진 유럽 크레디트 스위스(CS) 사태가 신속히 진화된 것도 통화정책 당국자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당초 금융 불안이 확산될 수 있다는 이유로 ECB의 금리 동결을 점치는 의견도 적지 않았지만,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사태가 빠르게 수습되면서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 좀 더 무게를 실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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