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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상장폐지 위기 기업의 구원투수로 등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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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PwC의 ‘상장유지 지원센터’ 맡은 정지원 파트너
기업별 맞춤형 원스톱 서비스 제공…시장 건전화 기여

"사람의 팔, 다리, 오장육부 등 모든 기관이 잘 작동할 때 건강할 수 있듯 기업의 상장유지에도 회계, IR, 비즈니스, 자금 조달 등 복합적인 요인이 조화롭게 작동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삼일PwC의 '상장유지 지원센터'를 맡은 정지원 센터장(파트너)이 센터의 설립 목적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일PwC

삼일PwC의 '상장유지 지원센터'를 맡은 정지원 센터장(파트너)이 센터의 설립 목적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일Pw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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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결산법인들의 감사보고서 제출 마감 기한이 임박하면서 거래정지, 관리종목 편입,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등의 사유가 발생한 기업들의 불안감이 증폭되는 가운데 삼일PwC가 상장폐지 위기 기업을 돕기 위한 '상장유지 지원센터'를 만들어 관심을 끌고 있다. 센터장을 맡은 정지원 파트너는 최근 아시아경제와 만나 "상장폐지 사유 발생으로 거래정지가 예상되는 기업의 상장유지 방안을 자문하는 것은 물론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기 전에 기업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 솔루션을 원스톱으로 제공해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투자자 보호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서비스를 시작한 이곳은 국내 첫 상장유지 지원센터다. 20년 이상의 경험을 갖춘 파트너급 인재(딜(Deal) 부문 3명, 감사 부문 4명, 세금(Tax) 부문 1명 등)들이 센터에 합류했다.

올해도 상장폐지 이슈 기업 증가 전망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12월 상장폐지·관리종목 지정 요건을 완화했다. 그러나 최근 10여년간 거래정지 발생 건수가 계속 늘었고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상장유지 관련 이슈를 지닌 기업 수는 올해도 적잖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지원 센터장은 "코로나19 이후 과잉 유동성 공급에 따른 인플레이션,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금리 인상, 공급망 불안정 등으로 국내 많은 기업의 수익성 등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돼 상장폐지 이슈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구나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신외부감사법에 따른 지정감사제도, 기업 내부의 전문 회계인력 부족에 따른 감사의견 변형 사례 증가 등 상장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원인도 다양해지고 복잡해지고 있다.


정 센터장은 "매출 감소나 영업손실이 확대되는 경우는 어쩔 수 없지만, 내부통제가 미비하거나 대주주의 배임·횡령 등의 사유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경우, 의견거절 사유를 해소하고 재감사로 상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상장폐지 실질심사용 보고서 작성을 중심으로 재감사나 지정감사 대응 자문, 내부통제 자문, 지배구조 개선 자문, 투자유치 또는 매각 자문 등 회계법인의 전문성을 살린 원스톱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일PwC '상장유지 지원센터'에 합류한 김진, 이종석, 이창훈, 정지원, 한호성, 김광수 파트너(왼쪽부터). 사진제공=삼일PwC

삼일PwC '상장유지 지원센터'에 합류한 김진, 이종석, 이창훈, 정지원, 한호성, 김광수 파트너(왼쪽부터). 사진제공=삼일Pw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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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유지 지원센터는 수정 재무제표 및 주석 작성 지원, 주요 쟁점 검토 지원 등의 재감사 대응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정 센터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 금리 상승,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불안 등을 고려할 때 상장기업이 자금 조달 등에서 어려워질 수 있다"라면서 "거래정지 등의 사유가 발생하기 전 비핵심 사업부의 구조조정, 인수·합병(M&A), 투자유치 등의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거래소의 상장폐지 기준 완화 방침을 악용하는 세력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거래소는 지난해 12월 기업 부담 완화와 투자자 보호를 목적으로 상장폐지 제도를 정비했다.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5개 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 발생 등)를 실질심사로 전환하고, 이의신청이 불가능했던 일부 상장폐지 사유에 대해 이의신청 및 사유 해소 기회를 부여했다.


정 센터장은 "개인적으로 퇴출제도가 변경된 것은 완화보다 합리화라는 표현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예를 들어 코스닥에서 4년 연속 영업손실의 경우 관리종목 지정, 5년 연속 영업손실의 경우 실질심사 대상이 됐는데 이 기준은 자본잠식률 50% 요건, 자기자본 50% 초과하는 세전손실 발생 요건과 중복 적용되는 기준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질심사를 통해 개선 기간을 부여하고, 개선 계획에 따라 충실하게 이행했는지 여부를 기업심사위원회 등에서 논의하는 현행 제도가 바람직하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바뀐 제도를 악용하는 세력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센터장은 "지정감사제, 관계기관의 모니터링, 건전한 소액주주운동 활성화 등으로 세력의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상장폐지된 기업 171개 중에서 감사의견 비적정에 따른 이유가 4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에 대해 정 센터장은 "감사의견 비적정 사유는 주로 기업의 회계처리 오류, 불투명한 거래, 임직원의 부정 등으로 감사인이 통상적인 감사 절차로는 감사의견을 위한 감사증거를 수집할 수 없는 경우에 발생한다"라면서 "특히 신외감법 도입 이후 감사인의 책임 증가, 강화된 지정감사제도로 감사인이 요구하는 기준은 상향됐지만 기업의 회계 전문 인력 부족으로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까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었다"라고 말했다.


비적정의견을 받아도 개선 기간을 부여받아 해결할 기회가 있지만, 부채상환 압력, 자금 조달의 어려움 등으로 비즈니스 자체에 어려움을 겪게 마련이다. 이 때문에 감사 이슈가 해결된다고 해도 상장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정 센터장은 "변화된 회계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감사의견 변형 사례가 계속 발생할 것"이라며 "회계정보의 투명성 확보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며 기업의 자금 조달 능력과 수익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 또한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상폐 벗어난 기업 투자는 신중해야

개인투자자들에게 조언도 전했다.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난 기업에 투자할 때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정 센터장은 "똑같은 횡령·배임이라도 그게 직원들 사이에서 이루어진 것인지, 아니면 임원 또는 최대주주와 관련된 것이었는지 확인해야 한다"라며 "임원, 최대주주 등과 관련된 건이라면 임원, 최대 주주 등이 변경됐는지 여부를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횡령·배임 등으로 오랜 기간 거래정지돼 있다가 거래가 재개되는 경우에는 상당 기간 주가의 변동성이 클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의 수익성, 비즈니스의 지속가능성을 전자공시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03년 삼일에 입사한 정 센터장은 20여년간 기업공개(IPO), 상장유지, 분할, 합병, 그리고 M&A 자문 등 상장기업의 생애주기에 걸친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해왔다. 최근에는 소액주주운동과 주주 간 분쟁 사례에 주목해 주주 간의 시너지 효과를 제고하는 컨설팅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정 센터장은 "해마다 약 100여개 기업 정도가 어렵게 기업상장(IPO)에 성공하지만, 급변하는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 국내외 규제 환경에서 상장기업도 완벽할 수는 없다"면서 "상장기업이 상장을 유지하면서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고 제2의 도약을 이룰 수 있도록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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