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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 채권 22조 '휴짓조각'…글로벌 금융시장 쇼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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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 AT1 채권가치 '제로(0)' 날벼락
아시아 주요국 은행주 급락
채권시장 급랭…시장 충격 우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후폭풍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UBS에 인수된 크레디트 스위스(CS)의 채권 173억 달러(약 22조7000억 원)가 휴짓조각이 됐다. 주식보다 안전한 채권을 사들인 CS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되면서 글로벌 채권 투자 심리가 차갑게 식고 있다. 이번 조치가 다른 은행들의 채권 매각으로 이어지며 글로벌 채권시장은 물론 금융시장 전반에 다시 충격을 주는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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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 채권 투자자, 채권가치 '제로(0)' 날벼락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스위스 금융감독청(FINMA)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은행의 핵심 자본을 상향하기 위해 173억 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AT1)을 완전히 상각 처리한다고 밝혔다.

스위스 1위 은행인 UBS가 30억 스위스프랑(약 4조2500억 원)에 CS를 전격 인수하기로 한 가운데 이뤄진 조치다. 채권 상각은 회수가 불가능한 채권이 발생했을 때 이 채권을 회계상 손실로 처리하는 것으로, 채권 가치가 사실상 '제로(0)'가 된 것이다.


이번 채권 상각 규모는 2750억 달러(약 360조7000억 원)에 달하는 유럽 전체 AT1 시장에서 역대 가장 큰 손실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 2017년 스페인 은행인 방코 포풀라르가 방코 산탄데르 SA에 흡수되면서 채권이 상각, 투자자들이 입은 손실 규모인 14억4000만 달러(약 1조8900억 원)를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번 CS AT1 상각으로 주식보다 위험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받는 채권에서 먼저 손실이 발생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은행에 부실이 발생하면 주주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다. 기업 파산시 변제 순위를 보면 AT1은 회사채 보다는 후순위지만 주식보다는 앞서 변제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AT1 투자자들은 자산 가치가 순식간에 날아가며 허를 찔렸다. 반면 상대적으로 더 위험한 자산을 보유한 CS 주주들은 주식 22.48주당 USB 주식 1주를 받게 된다.

액시엄 얼터너티브 인베스트먼트의 제롬 르그라스 리서치 헤드는 "채권자 위치가 이처럼 노골적으로 뒤바뀌고, 채권 보유자를 희생시키면서까지 주식 거래를 성사시키려고 한 결정에 시장은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AT1 상각에 亞 금융주 하락…글로벌 채권시장 급랭

CS AT1 채권 투자자들의 보유 자산 가치가 증발하면서 글로벌 채권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는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이날 아시아 주요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유럽 은행 주가는 폭락했다. 홍콩 주식시장에서 영국 HSBC 홀딩스는 6.6% 하락했다. 새로 발행한 AT1 채권이 5센트 넘게 하락하면서 6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영국 스탠다드 차타드(SC) 주가도 5.6% 떨어졌다.


은행들의 AT1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가장 위험한 은행 중 하나인 홍콩 동아은행의 수익률 5.825%인 달러 표시 AT1은 이날 8.6센트 떨어진 79.7센트를 기록중이다. 역대 최대 하락폭에 해당한다.


시장은 CS의 채권 상각이 글로벌 금융권을 흔들 '꼬리 위험(tail risk·일어날 가능성은 적지만 일단 발생하면 큰 충격을 주는 리스크)'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킹스턴 증권의 디키 웡 리서치 디렉터는 "확실한 것은 CS 거래의 파급 효과가 채권·주식 시장에 나타날 것이란 점"이라며 "우리는 아직 글로벌 은행과 지역 은행의 (AT1에 대한) 노출 비중을 알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마빈 첸 애널리스트는 "CS 거래는 채권 보유자들에게 상당한 손실을 안겼다"며 "지역 투자자들은 금융 시장 혼란과 꼬리 위험에 대한 익스포저를 재조사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프랑스 투자은행(IB) 나틱시스의 개리 응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극단적인 시나리오에서 AT1이 상각될 실질적인 위험이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며 "이 같은 움직임은 아시아 채권 투자자와 자산관리사의 (AT1) 투매와 리스크 재조정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손실 예견된 일…투자자 책임져야"

일각에선 AT1 투자자들이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던 만큼 손실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코본드'로 불리는 AT1은 앞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후 유럽에 도입됐다. 유사시 투자 원금이 주식으로 강제 전환되거나 상각된다는 조건이 붙은 회사채로, 구제금융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자 은행 위기시 납세자 대신 투자자들이 손실을 부담토록 한 것이다. CS의 유동성 위기로 인한 채권 가치 하락은 예견된 수순이란 지적이다.


브랜드와인 글로벌 인베스트 매니지먼트의 존 맥클레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AT1 채권 보유자들은 수류탄이 부착된 고수익 위험을 매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이번 상각 조치는) 시장으로 서서히 침투하는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일로 절대적으로 옳은 일이다. 해당 채권은 이런 순간을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재앙 채권'과 유사하다"고 꼬집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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