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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미래]김효 한강역사해설사 "한강은 서울 역사의 더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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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이후 한강의 역사 선생님으로 자원봉사
한강은 과거부터 정치·경제의 중심지 역할 해
문화 프로그램들 연결해 콘텐츠 만들 수 있어

[서울의미래]김효 한강역사해설사 "한강은 서울 역사의 더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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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이 흐르는 것 같지만 서울 역사의 더께(겹겹이 쌓인 것)를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김효 한강역사해설사가 설명하는 한강이다. 33년 5개월간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쳤던 선생님은 은퇴 이후에도 시민들에게 한강의 역사를 알려주는 선생님을 맡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설을 시작한 13코스의 시작점인 용산역사박물관에서 지난 3일 그를 만났다. 김 해설사는 1시간30분이 넘은 인터뷰 내내 무궁무진한 한강의 역사를 들려줬다. 그는 서울에서 지방자치단체별로 분절된 문화 프로그램을 한강과 연결한다면 한강을 '문화의 물길'로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다음은 김 해설사와의 일문일답.

김효 문화해설사가 한강과 용산 문화해설 투어 출발지인 서울 용산역사박물관 앞에서 용산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김효 문화해설사가 한강과 용산 문화해설 투어 출발지인 서울 용산역사박물관 앞에서 용산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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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역사해설사가 된 이유…"한강은 서울의 역사"

-한강역사해설사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왜 '한강'인지.

▲한강역사해설사로 활동하게 된 이유는 한강이 역사적인 장소이기 때문이다. 말없이 흐르는 것 같지만 한강이 주고 있는 이야기들이 서울 역사의 더께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가령, 삼국시대를 예시로 들 수 있다. 한강이라는 단어는 최근에 쓰게 된 것이고, 삼국시대로 거슬러 가게 되면 고구려, 백제, 신라가 부르는 명칭이 다 따로 있었다. 하나의 강을 두고 국가별로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는 것은 그만큼 결국 한강이 정치적, 경제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강을 차지하는 국가가 결국 삼국에서의 정치적인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 이처럼 이미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한강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역사 교사를 하다가 은퇴한 지 6년 차에 접어드는데, 그간 선생님으로서의 경력을 잘 활용해 시민들에게 이를 알기 쉽게 전달하는 일이 보람 있는 삶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더군다나 고정된 실내 장소가 아니라 두 시간여를 한강변을 걸으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이기도 해 정신적, 육체적으로 좋은 프로그램이다.


-한강의 역사적, 문화적 의미를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한강 자체는 원래 물길로 교통의 기능을 했다. 그 물길과 육로를 연결하는 지점이 나루다. 요즘은 길을 인위적으로 만들지만, 예전에는 사람들이 오가고 배가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길이 생겨났다. 결국 나루는 역사의 지층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이제 물길은 기능 자체를 잃어버리고 한강 종합개발사업의 결과로 한강은 배가 다닐 수 없게 되면서 이 기능을 대신한 게 다리다. 형태는 달라졌지만, 한강이 가지는 길의 기능은 이렇게 지속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전부터 한강은 한반도 전체로 얘기할 때 벨트와 같은 형태를 띤다고 해서 대수(帶水)라는 명칭을 붙였는데, 서울이 강북과 강남으로 나뉘어 있음에도 이런 장벽을 넘어서기 위해 다리가 놓이고 있다. 한강은 강북과 강남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한 연결고리로써 물길의 기능을 계속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한강을 연계한 콘텐츠는 무궁무진하게 만들 수 있다. 한강처럼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역사적 대상도 많지 않다고 본다.


3일 오후 서울 한강대교에서 김효 문화해설사가 한강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황서율 기자chestnut@

3일 오후 서울 한강대교에서 김효 문화해설사가 한강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황서율 기자chest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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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변(상암동)에 대관람차 '서울링'을 설치하는 등 최근 서울시에서 '그레이트 선셋 한강'을 추진하면서 한강 주변 관광을 활성화하려는 기조가 보인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시장 시절에 만들었던 것이 세빛둥둥섬이었는데 비난을 받다가 최근 재각광을 받게 됐고, 반포대교의 분수 역시 주간에는 그렇게 볼만하진 않지만, 밤의 조명 속에서 바라보는 볼거리로는 또 주목받고 있다. 아마 그런 생각 속에서 런던아이 같은 것을 만들려고 한 것 같다. 이전에 런던아이를 가봤는데 런던이 가진 역사성에 비하면 사실 개인적으로는 안 어울린다고 봤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대기줄까지 서면서 타보고 싶어 하는 것을 보니 현대인들은 런던아이를 타고 바라보는 런던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런던아이가 하나의 핫스팟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을 참고하지 않았을까 싶다.

-일각에서는 한강변 관광 활성화 정책이 한강의 자연성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한 의견은.

▲시민들 사이에서 이런 개발이 결국 인공적인 시설물 하나를 늘려서 우리 생태하천을 망가뜨리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있기도 하다. 서울을 디자인하는 게 아니고 망치는 것이라는 환경단체 쪽의 비판도 있었다. 가령 자연섬은 다 없애고 개발이 이뤄졌다가 다시 인공섬을 만들었는데, 인공섬이다 보니까 봄철부터 사람이 관리하고 꾸며야 하는 문제가 있다. 좋은 시민공원으로 이용된다는 것도 맞는 말이지만 주변 아파트 가격을 올리는 등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그보다 더 많은 혜택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시민 전체를 위한 관광 활성화 정책도 고려하면 좋겠다.


-한강을 중심으로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는 어떤 것을 만들어 볼 수 있을까.

▲지자체마다 구청 단위로 혹은 각 문화단체가 개발해놓은 길이 많은데 이걸 한강과 연결하면 하나의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예컨대 부군당 신앙을 설명하면, 이것은 주로 한강변에 있었던 마을굿이다. 여러 군데 있었지만, 밤섬에도 이것이 있었는데, 밤섬이 없어지면서 이게 광흥창 뒤에 있는 와우산 쪽으로 옮겨왔다. 이런 내용들이 서강나루길 코스에 담겨 있다. 여기에 더해 그 옆쪽에는 당인리 화력발전소가 있고 에너지 홍보관이 있다. 발전소가 있던 자리까지는 경의선 지선이 들어왔었는데, 그 지선의 일부를 경의선 숲길로 복원해놨다. 그 길을 따라가면 결국 홍대로 가는 길이 나온다. 서강나루길 코스는 한강사업본부에서, 에너지 홍보관은 한전에서, 경의선 숲길은 마포구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이걸 통합해서 문화의 물길로 연결할 수 있으면 좋겠다.


김효 해설사의 '한강역사탐방 13코스' 직접 체험해보니

서울시는 코로나19로 중단했던 '한강역사탐방'과 '한강야경투어'를 지난해 9월1일부터 재개했다. '한강역사탐방'은 전문해설사와 시민들이 함께 한강을 걸으며 서울 곳곳에 숨은 역사와 문화유산을 직접 찾아가 본다. 김 해설사를 비롯한 전문해설사는 시민들에게 재미있는 설명들을 곁들이는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한강 북쪽 6개 코스와 남쪽 9개 코스로 운영 중이다. 해설사는 자원봉사 모집으로 받고 있지만, 시민들 앞에 나서야 하는 만큼 전문가들로부터의 사전 연수, 교육, 코스별 테스트 등 철저한 준비 끝에 해설사가 될 수 있다. 코스 설명도 인증제로 이뤄지기 때문에 해설사라고 모든 코스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김 해설사는 2019년에 만들어진 후 코로나19 탓에 지난해 하반기 처음 운영하게 된 13코스 '한강백년다리길'을 맡고 있다. 이 지역에서 해설할 수 있는 능력을 인증받은 것은 김 해설사가 유일하다. 13코스는 용산역박물관-한강대로-한강대교-한강공원-한강철교-새남터 성당-철도관사-용산역까지로 경의선 철길과 한강의 근대사를 들을 수 있는 코스다. 이날 인터뷰를 마치고 김 해설사와 함께 약 30분간 13코스의 일부를 함께 돌았다. 원래 13코스는 약 2시간이 소요된다.


3일 오후 김효 역사문화해설사가 서울 용산역사박물관에서 지도를 보며 용산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황서율 기자chestnut@

3일 오후 김효 역사문화해설사가 서울 용산역사박물관에서 지도를 보며 용산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황서율 기자chest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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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역사박물관

박물관 안에 있는 지도에서부터 해설이 시작된다. 김 해설사는 지도를 바탕으로 용산의 과거가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개략적으로 들려줬다.


▶용산방과 둔지방은 조선시대 때 행정구역으로 나뉘었다. 원래 용산은 용산방이고 지금 신용산이 둔지방 지역이다. 용산방 지역을 보면 백악산, 인왕산, 안산을 거쳐 한강으로 산줄기가 내려와 빠지는 지점에 용산이 있다. 마치 한강 물을 마시려는 용의 형상이라고 해서 용산이 된 것이다. 한편 둔지방은 일본군 사령부에 이어서 미8군이 주둔하게 된 곳이다. 그 명칭을 용산 미군부대 등으로 붙이다 보니까 둔지방 지역이 현재 용산처럼 불리게 됐다. 원래라면 둔지방인데 다들 용산이라고 부르니까 제 이름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


▶한강을 끼고는 용산역이 생겼다. 용산역은 단순한 역이 아니라 철도 정비창이 들어섰다. 인근에는 철도병원, 학교가 들어섰고 철도 공무원과 연관된 사람들이 정착하는 관사도 들어섰다. 이곳이 만들어지면서 용산으로 들어오는 일본인들이 정착하기 위한 신도시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일제의 대륙 침략 전진기지 역할을 했던 용산은 해방 이후 미군 부대가 주둔하면서 자주성이 침해된 공간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거꾸로 우리의 문화 콘텐츠들이 해외로 나가는 거점이 됐다.


(좌)남산을 바라보고 찍은 한강대로 (우)하이브 엔터테인먼트 사옥/사진=황서율 기자chestnut@

(좌)남산을 바라보고 찍은 한강대로 (우)하이브 엔터테인먼트 사옥/사진=황서율 기자chest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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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역 앞 한강대로

용산역사박물관에서 나와 한강대로를 김 해설사와 함께 걸으며 용산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이 한강대로를 거쳐서 남대문, 세종로로도 이어지게 돼 있다. 한강대로는 일본군이 서울 시내 소요가 일어났을 때 진압군을 신속 이동시키기 위해서 만든 도로이기도 해 일제 침략과 지배의 루트라고도 할 수 있다. 용산이 서울을 대표하는 교통 요지 중 하나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강북으로 연결되는 철교가 만들어졌기 때문이고, 그다음 한강대교가 놓이면서라고 할 수 있다. 원래는 그 중심이 양화나루나 마포나루였지만 그 기능이 용산으로 옮겨진 것도 식민지 시대의 유산이라고 볼 수 있다.


▶여태까지 용산의 과거를 설명했다면 이곳에서는 현재와 미래를 설명하는 것도 가능하다. 남산 쪽을 바라보면 K뷰티의 상징적 화장품 회사라고 할 수 있는 아모레퍼시픽(옛 태평양) 건물이 신용산역과 지하로 연결돼 있다. 반대로 한강대교 쪽을 향해 바라보면 K팝의 중심이 되고 있는 BTS의 소속사 하이브 엔터테인먼트의 건물을 볼 수 있다.


(좌)한강대교에서 바라본 원효대교. 한강대교와 마찬가지로 두 개의 다리구조를 볼 수 있다 (우)한강인도교 폭파 현장 동판/사진=황서율 기자chestnut@

(좌)한강대교에서 바라본 원효대교. 한강대교와 마찬가지로 두 개의 다리구조를 볼 수 있다 (우)한강인도교 폭파 현장 동판/사진=황서율 기자chest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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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대교

한강대교는 1917년 사람이 다닐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인도교로 서울 도심과 노량진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강대교는 두 개의 다리가 이어진 것이다. 이전에는 한강에도 백사장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백사장 위의 철교는 난간을 촘촘히 하지 않아도 되지만 수심이 있는 지역은 강바닥 깊게 기둥을 세워야 하므로 트러스트 구조로 건설한 것이다. 이전에 한강을 헤엄쳐 왕복했다는 사람들은 지금의 강폭에서 수영했던 게 아니었다. 다리의 모양이 바뀌는 중간지점에는 노들섬이 있다. 이건 노들섬이 원래는 섬이 아니고 육지였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한강변 제방이 확장되면서 기둥을 보호하기 위해 그 주변만 섬처럼 남겨놓은 것이다. 그래서 노들섬은 자연섬이 아니라 원래는 육지였지만 기둥을 세우기 좋은 지역이라 마을이 있었던 터가 보존된 인공섬으로 볼 수 있다.


▶한강대교에는 아픈 역사도 담겨있다. 이를 보여주는 것이 한강 인도교 폭파 현장 동판이다. 6·25전쟁 당시 북한군 남하 저지를 위해 한강 인도교를 폭파했고 많은 사상자를 낳았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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