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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물가보다 경기"…한은, 기준금리 동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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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적자에 소비둔화세
성장률 하향 조정 전망
"추가 금리인상 쉽지 않을 것"
시장금리와 괴리 부담도

정부 "물가보다 경기"…한은, 기준금리 동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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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최근 정부가 물가보다 경기에 방점을 둔 시각을 드러내면서 오는 23일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이 '동결'로 화답할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한은은 새 경제 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지난 11월 전망치인 1.7%보다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제기되는데 경기 우려가 커지면서 동결에 무게가 실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공공요금 인상 여파로 이달에도 5%대의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어지는 데다 1.25%포인트까지 벌어진 한미간 금리격차로 자본이탈 우려가 커지면서 기준금리 결정을 둘러싼 한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3일 한은에 따르면 최근 정부쪽에서 경기를 부쩍 강조하는 발언이 이어지면서 통화정책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일 편집인협회 월례포럼에서 "물가 안정 기조를 확고히 해나가되 이제 서서히 경기 문제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으로 점점 가게 된다"며 "만약 물가 안정 기조가 확고해지면 모든 정책 기조를 경기 쪽으로 턴(turn·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추 부총리의 발언은 '물가 안정 기조가 확고해지면'이라는 단서를 달아 원론적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는 하나, 최근 물가에서 경기로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추 부총리는 "당분간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는 가운데 금융, 기업, 부동산 관련 리스크, 경기 등 거시경제 상황을 종합 고려하겠다"며 물가안정을 앞세웠다.


하지만 해가 바뀌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지고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기를 우선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식으로 달라진 분위기를 전달한 것이다. 당장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4%에서 1.1%로 0.3%포인트 내렸다. 1월 무역수지 적자가 역대 최대인 약 127억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2월 1~10일 무역 적자도 50억달러에 육박하면서 수출에 비상등이 켜지고, 고물가·고금리로 소비 둔화세가 이어지면서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뚜렷하고, '영끌족'의 이자부담이 불어나면서 실물 경제 불안이 금융 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상당수 금통위원들에게도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서영경 한은 금통위원은 지난 7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개최한 특별 간담회에서 "한국의 통화정책은 이미 긴축적이고 이 상황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사실상 동결에 힘을 실었다. 당분간 기축 기조를 이어가겠지만 현 금리수준인 3.5%가 중립금리 범위를 넘어선 데다 올해 한국 경제가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소비 회복 흐름도 약화되면서 추가적인 금리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란 고민을 내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이 지난달 31일 공개한 '2023년 제1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1월13일 개최)에 따르면 상당수 금통위원이 향후 추가 금리인상에 대해 신중하자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 위원은 "지난 1년 반에 걸친 긴축적 통화정책의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고, 주택시장을 위시한 자산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거래가 급격히 위축됐다"며 "최근 들어 총통화(M2)의 증가세가 급격하게 둔화하고 있고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물가를 감안한 실질통화량의 감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 이는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 확대를 경계할 단계는 이미 지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 들어 주요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도는 금리 역전현상이 이어지면서 통화정책의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은 통화정책 결정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채권시장 벤치마크(지표)인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10일 연 3.398%에 거래를 마쳤다.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달 13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3.5%로 올린 뒤 한 달째 기준금리를 하회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간 괴리가 지나치게 심하면 추가 긴축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 통화정책을 둘러싼 한은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 등 주요국의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데다 국내 역시 금리가 이미 정점에 달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역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오히려 시장이 한은에 금리인하를 압박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도는 금리 역전현상이 장기간 지속되면 한은이 시장 분위기에 따라가며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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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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