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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실적에도…낮아진 석유공룡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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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기업 주가 올랐지만
S&P500 비중 2008년 16.2%→4.9%
"유가 연내 100달러" 전망도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글로벌 석유공룡들이 고유가 여파로 지난해 사상 최대 수익을 올렸지만 투자자들의 열기는 예전만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 산업에 대한 투자 열기가 미지근한 가운데, 러시아 제재,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유가가 연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P 500 지수에서 에너지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9%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최저치였던 2% 보다는 상승했지만, 에너지 섹터가 정점을 찍었던 2008년 2분기 16.2%에는 크게 못 미쳤다. 지난해 긴축 기조 여파로 인해 기술주 대부분이 부진했던 미국 증시에서 에너지 기업이 선방했지만, 시장의 예상보다는 저조한 주가 흐름을 보인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S&P 500 지수에서 지난해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위 20개 기업 중 15개가 에너지 기업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엑손모빌, 쉐브론, 쉘은 지난해 수익이 1320억달러(약 165조원)에 달했고,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등으로 780억달러(약 97조원)를 투자자에게 돌려줬다.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이 매수한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의 주가는 119% 폭등하기도 했다. 주가 역시 2008년 고점 대비 높아졌지만,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뜨거운 실적에도…낮아진 석유공룡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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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석유 산업의 횡재가 월스트리트를 흥분시키지는 못했다"며 "2010년대 부채로 촉발된 오일 붐에서 손실을 본 투자자들 중 일부가 이 같은 사태 재발을 우려해 석유주를 떠났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2010년 이후 셰일오일 생산을 확대하면서 많은 기업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어 투자를 확대했다. 하지만 2015년 초저유가 시대를 맞으면서 셰일오일 기업들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고 투자자들 역시 큰 손실을 봐야 했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의 중요성이 커진 여파도 이들 기업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WSJ는 연기금 등이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석유가스·기업 주식 일부 또는 전부를 팔아치웠다고 설명했다. 브래드 데미코 서던 메소디스트 대학교 투자청 이사는 "일부 투자자들은 경기 침체로 유가가 약세를 보일 경우 주식을 매수할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후 변화에 대한 약속으로 투자를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본 기반이 영구적으로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석유 산업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골드만삭스는 러시아 제재, 중국의 수요 회복 등으로 2024년 공급망 문제에 직면하면서 유가가 배럴당 현재 80달러에서 연내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실제로 유가는 코로나19 발생 직후 배럴당 20달러대까지 떨어졌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130달러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제프 커리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5월이 되면 석유 시장은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이는 석유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이 아직 완전히 반등하지 않아, 당장은 흑자와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지만 올해 연말께 문제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석유기업들의) 여유 생산 여력이 바닥나는 2024년부터는 심각한 문제가 시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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